■ 10월 대구 에너지총회 앞둔 WEC의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왼쪽)은 8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압둘라 엘바드리 사무총장과 회담을 갖고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와 대안에너지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대성그룹 제공
다소 예상을 빗나간 답변이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도시가스사업 매출이 그룹 전체 매출의 70% 이상인 대성그룹 수장(首長)이 엉뚱하게도 ‘바이오’를 언급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세계에너지협의회(WEC) 공동의장에 선출된 그가 세계 에너지산업 재편 움직임을 설명하자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61)은 18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본사 집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바이오 에너지’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이 꺼낸 화두가 ‘바이오’였다. 그는 “바이오산업은 ‘레드’(바이오 시밀러), ‘그린’(유전자변형 농산물), ‘화이트’(바이오 에너지)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인류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며 “에너지 업계는 바이오 에너지의 폭발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바이오에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에너지 업계의 딜레마를 해결해 줄 거의 유일한 자원이라는 점이다. 세계 에너지 업계는 ‘국가별 에너지 주권’, ‘환경 보호’, ‘에너지 디바이드’ 등 3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이 세 가지는 절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여서 에너지업계의 ‘딜레마’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인류의 40%가 절대적인 에너지 결핍을 겪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에너지 디바이드’입니다. 그런데 모든 나라들이 ‘에너지 보국(保國)’ 정책을 펴고 있으니 에너지 원조는 한계가 있죠. 또 현재로선 가장 값이 싼 화석연료는 환경문제와 바로 상충되지 않습니까.”
김 회장은 이 때문에 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바이오만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김 회장은 “이제까지 에너지와 관련한 대부분의 국제회의는 에너지 소비국들만 모여 ‘에너지 보국’을 얘기해 왔다”며 “이제는 시장의 공급자(산유국)와 수요자가 함께 만나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열릴 에너지총회는 수출국과 수입국, 생산국과 소비국이 한 자리에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OPEC 사무총장도 중동 국가들의 회의 참석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전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