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에는 이슬람 초기 양피지에 쓴 꾸란 필사본을 비롯해 페르시아 정원을 연상시키는 카펫, 무굴제국의 화려한 장신구, 신비로운 아라베스크 문양이 새겨진 자기 등 370여 점이 선보였다. 이슬람 제국은 7세기 아라비아반도 우마이야 왕조부터 20세기 동아시아의 오스만튀르크 제국까지 20여 개 왕조가 1000년 이상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스페인에서 동남아까지 종교의 영토가 넓어 문화적 다양성이 크다.
▷이슬람 예술은 수세기에 걸쳐 로마 비잔틴 인도 중국 지중해 등 여러 문화의 영향을 받아 한마디로 특징을 규정하기 어렵지만 서체(書體)와 기하학 무늬, 아라베스크 등 3대 요소를 공유하고 있다.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이 사람이나 동물 형상(形象) 표현을 못하게 했기 때문에 예술이 이런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쓰기를 하는 아랍어의 독특한 서체는 예술로 승화했고 뛰어난 수학과 기하학 지식은 건축물 공예품 직물에 독특한 기하학 무늬를 낳았다. 꽃과 잎사귀, 식물 덩굴이 무한 반복되는 아라베스크는 평화롭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