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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떼고 포 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여유만만

입력 | 2013-07-04 03:00:00

“여오현 이적-석진욱 은퇴 아쉽지만 혹독한 훈련으로 정상 지킬 자신”




“우∼ 동열이도 없고, 우∼ 종범이도 없고….”

프로야구 한화 김응용 감독이 해태(현 KIA) 사령탑 시절 모기업의 재정난 때문에 구단이 선동열(KIA 감독)에 이어 이종범(한화 코치)을 일본으로 보내자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말이다. 최근까지도 야구팬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의 유행어이기도 하다.

18년 동안 해태를 이끈 김응용 감독을 넘어 프로 스포츠 단일 팀 최장수 사령탑(19년)인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사진)은 요즘 김 감독의 이 말이 떠오를 법하다. 지난 시즌 V리그 6연패의 주역이었던 ‘고참 3총사’ 가운데 리베로 여오현과 레프트 석진욱이 한꺼번에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여오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고, 석진욱은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신생팀 러시앤캐시 수석코치로 갔다. 신 감독 버전으로 바꿔보자면 “음∼ 진욱이도 없고, 음∼ 오현이도 없고”라고나 할까. 신 감독의 생각을 물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새로운 배구인생을 시작하고 싶다는데…. 여오현의 이적은 예상 못한 일이었지만 진욱이는 어차피 선수로는 더 뛰기 힘든 상태였다. 우리 팀에서 지도자를 한다면 막내 코치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러시앤캐시는 수석코치를 제의했다. 연봉 차이가 엄청나 잡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고참 3총사’가 삼성화재에 기여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주장인 고희진이 남아 있다. 팀을 떠난 선배 두 명의 몫까지 해 주리라 믿는다.”

신 감독은 두 고참의 이탈이 위기라고 진단하면서도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3년 주기로 고비가 찾아왔다. 첫 위기는 김상우와 신진식이 은퇴한 뒤 맞은 2007∼2008시즌이었고, 두 번째 위기는 세터 최태웅이 현대캐피탈로 옮기고 석진욱이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빠졌던 2010∼2011시즌이었다. 결과는 어땠나. 두 시즌 모두 우승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오현의 공백은 우리카드에서 영입한 리베로 이강주가 잘 메워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과거보다 훨씬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혹독한 훈련이 삼성화재의 정상을 지켜줄 것이다.”

삼성화재는 4대 프로 종목(야구 축구 배구 농구)을 통틀어 최다 연속 우승(6회) 타이기록을 갖고 있다. 이번에도 고비를 넘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