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갈등을 겪지 않는 가정이 거의 없다. 식사 도중 부모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거나 잔다고 속이고 이불 속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아이들도 많다.
여성가족부와 교육부가 초4, 중1, 고1 청소년 170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전수(全數) 진단’ 결과가 매우 걱정스럽다. 스마트폰에 대한 내성(耐性)과 금단현상을 보이는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이 무려 24만여 명으로 인터넷 중독 위험군(10만5000여 명)의 배가 넘었다. 3개 학년을 조사한 것이 이 정도이니 초중고생 전체를 감안하면 중독 위험군은 100만 명에 가까울 것이다. 아이들의 심성을 병들게 하는 스마트폰 중독을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이유다.
스마트폰은 기기 값만 100만 원에 가깝지만 “스마트폰이 없으면 왕따 당한다”는 자녀의 성화에 부모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실제로 청소년기에 휴대전화가 없어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받지 못하거나 또래 만남에 끼지 못할 경우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밤늦게 학원에 있는 자녀가 걱정이 돼 휴대전화를 사주는 부모도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21.4%에 불과하던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2년 64.5%로 1년 만에 3배가 됐다.
광고 로드중
스마트폰은 학교에서도 골칫거리다. 대체로 교사가 수업 중 휴대전화를 걷어 보관하는데 분실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최근에는 수거한 휴대전화 30대가 분실돼 교사가 차를 팔아 변상한 사건도 있었다. 교사가 원활한 수업을 위해 잠시 수거한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해서 자기 돈으로 배상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 말고는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외면하고 살아갈 수 없다면 현명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학교나 사회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스마트한 대응이 제일 효과적이다. 자녀와 상의해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정하고, 올바로 사용토록 가족이 독려해야 한다. 가족끼리의 대화 시간을 늘리고 함께할 수 있는 일도 찾아야 한다. 문제가 심각할 경우 자녀와 직접 부딪치기보다는 전문 상담기관을 찾는 게 좋다. 학교는 휴대전화 소지 등교 금지, 인성교육 강화 등 보다 근본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휴대전화만 스마트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도 스마트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