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넘치는 디자인, 럭셔리 브랜드의 새 활력소로황선아의 스타일포스트
앤디 워홀의 초기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일러스트를 의상과 접목한 디오르의 2013년 가을·겨울 컬렉션.인터패션플래닝 제공
이런 소비자들은 패션을 통해 기존의 고정관념과 틀을 깨고 싶어 한다. 패션을 통해 유희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한 것이다. 작은 일탈적 발상에서 표현된 위트는 반전의 미학이라 할 만하다. 심각하지 않은 패션 속에서 신선한 재밋거리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시즌을 겨냥해 선보여진 샤넬(왼쪽)과 펜디의 유머러스한 핸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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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되는 현상도 있다. ‘난 남들과 달라’라는 태도로 다른 사람들이 사는 제품은 절대로 사지 않으려는 심리. 이런 심리를 가리키는 ‘스놉 효과’는 특정제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게 되면 그 제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한정판이라는 뜻의 ‘리미티드 에디션’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이런 이유다.
명품이 대중화되면서 기존의 명품 구매자들은 좀더 특별한 무언가를 원하게 된다. 주로 남들에게 과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도 하지만 좀더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선택한 아이템에서 유머러스한 위트 요소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2013년 가을·겨울 지방시 컬렉션.
과거 고급스러움을 내세웠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도도한 이미지를 깨고 가볍고 경쾌한 스타일로 무게감을 빼고 있다. 훌라후프에 핸드백을 접합한 디자인을 선보인 샤넬의 올 봄여름 컬렉션이 대표적 사례다. 또 최근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랑콤 역시 글로벌 모델인 다리아 워보이와 만화 캐릭터인 베티붑을 함께 광고에 등장시켜 친근한 매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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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같은 장난스러움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어른들의 심리가 또 하나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야 어찌됐든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에서 위트 패션이 톡 쏘는 탄산수 같은 활력소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