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전망
주력인 통신·정유사업의 정체로 고민이 깊던 SK그룹에 최근 화색이 돌고 있다. 2011년 11월 인수한 SK하이닉스가 그룹의 새로운 ‘효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달 말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1∼6월) 매출 증가율은 그룹의 양대 축이었던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의 성장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은 2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이익률 역시 SK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 공격적 투자로 효자 계열사 키워내
SK그룹은 반도체 사업에서도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인수 직후 과감하게 3조8500억 원을 투자해 20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본격화했으며, 10나노급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했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20나노급 기술을 적용한 8기가비트(Gb) 로파워 DDR3 모바일용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내놓기도 했다.
SK그룹 내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와 같은 영업이익 호조를 내년까지 이어간다면 확실한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반도체 사업이 SK텔레콤의 통신사업과 상호 보완 작용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SK하이닉스가 대표 계열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그룹에 ‘수출 기업 이미지’란 또 다른 수확을 가져다 줄 수 있다. 2005년 휴대전화 제조사인 SK텔레텍을 팬택에 매각한 이후 맥이 끊겼던 수출 제조업 분야에 재도전해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출 제조업이 주력인 삼성, 현대자동차, LG그룹과 달리 SK그룹의 주력 사업은 규제 산업인 정유, 통신 위주다.
○ 동부그룹 등 효자계열사 키워내기 ‘온 힘’
한 사업부가 웬만한 그룹 규모인 삼성전자도 효자 사업의 부침에 대비한 경영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요즘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민은 휴대전화사업(IM부문)과 반도체사업(DS부문)의 대규모 상호의존이다. 휴대전화 부문의 반도체 구매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워지면 반도체사업이 동반 침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삼성전자는 DS부문의 삼성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세계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거래처를 다변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정지영·김용석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