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英 ‘은퇴후 일자리’ 전문가 좌담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일할 수 있어 행복한 노후’란 주제로 열린 한미영 3국 좌담회에서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이 은퇴한 장년층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들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영국 ‘에이지(Age) UK’의 제임스 굿윈 수석연구원과 톰 라이트 대표, 박 소장, 미국 ‘앙코르 오알지(Encore.org)’의 마크 프리드먼 대표와 레슬리 루이 국장. 삼성생명 제공
많은 사람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여러 능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나이가 들어 은퇴한 사람은 더이상 중요한 일을 해선 안 된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 미국 영국의 은퇴자 연구 기관들이 공동 개최한 ‘일할 수 있어 행복한 노후’ 좌담회는 이런 편견을 깨고자 하는 자리였다. 참가한 기관들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에이지UK, 미국의 ‘앙코르 오알지(Encore.or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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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 세대 만에 고령화 사회가 된 한국은 아직 편견이 심하다. 특히 경기 불황과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은퇴자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마치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뺏는 것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프리드먼 대표는 이에 대해 “노동의 총량이 같다는 가정 때문에 발생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고령화 사회는 돌봄 서비스와 건강관리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므로 노동의 총량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는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앞으로는 50년 넘게 일해야 한다는 그 자체”라고 경고했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한국은 100세 시대가 이미 왔다는 점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며 “은퇴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면 정부, 기업 등 사회가 모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장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려면 노동 시장의 유연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야만 청년층이 일하기 싫어하는 새벽 시간에 장년층이 재취업하는 형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은퇴자와 고령화에 대한 인식 전환이 기본이다. 영국에서는 2011년 정년제도가 폐지됐다. 취업 시 나이로 차별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톰 라이트 에이지UK 대표는 “100세를 바라보는 장수 시대에 살면서 50대에 은퇴하는 건 불합리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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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오래전부터 모든 인류의 공통된 소망이었잖아요?”(라이트 대표)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