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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이 주식]현대차, 악재는 끝났다… 질주만 남았다

입력 | 2013-06-25 03:00:00


‘버냉키 쇼크’로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동안 현대자동차 주가는 의외로 강하게 버티고 있다. 심지어 코스피 1,800 선이 깨진 24일 현대차는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4월 초 미국에서 브레이크 전등 스위치와 에어백 관련 부품 결함을 이유로 차량 190만 대를 리콜하기로 하는 등 대형 악재를 만났다. 또 노동조합의 주말 특근 거부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3월 말 22만 원대이던 주가는 4월 중순 18만 원대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 판매량이 예상보다 늘어났고, 주말 특근이 재개되면서 주가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엔화 약세가 일본 정부의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점도 호재다.

○ 코스피 하락 막는 ‘다크호스’로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21일)보다 500원(0.25%) 오른 20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엔화 약세 진정과 판매량 상승 등에 힘입어 최근 꾸준히 상승세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인 현대차에 대한 시장의 시각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는 5월에 3만6468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6309대에 비해 0.4% 늘어났다. 유럽 시장 전체의 신규 승용차 등록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9%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것이다.

그동안 주가를 흔든 주요인이었던 엔화 약세 기조로 인한 수출 부진 우려도 다소 해소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103엔까지 상승했던 5월에도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만 대가량 감소해 4.6%나 줄었다.

반면 현대·기아차 합산 1∼5월 판매는 수출이 소폭 줄었지만 해외 공장 판매가 각각 23.5%, 14.9% 늘면서 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올해 목표 성장률인 4.1%는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국내 자동차 기업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는 과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자동차 종목의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했는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반기 실적 ‘맑음’

당초 예상과 달리 엔화 약세가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은 이유로는 신차 효과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 나온 신형 싼타페가 유럽 시장에서 잘 팔렸다. 하반기에도 신차 효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4분기에 제네시스 신차를 국내부터 투입할 예정이고 10월에는 중국형 중형차를 현지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해외 공장을 추가 증설하면서 시장점유율 상승세는 지속할 것이고, 양에서만 아니라 질에서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유럽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음에도 현대차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정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브릭스에서 도요타의 2배, 유럽 시장에서 50%가량 판매가 많은데도 시가총액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 기조를 포기할 의지가 없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다시 힘을 얻으면 현대차 주가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