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절경에 “와”… 성게알 맛에 “햐”
요즘 본격 수확에 들어간 인천 백령도 다시마. 냉해수대인 백령도의 다시마는 두껍고 밀도가 높아 최상품으로 대우받는다. 인천 옹진군 제공
기자도 두무진 오솔길 입구에 있는 한 횟집에 들어가 봤다. 뾰족한 가시가 살아 움직이는 성게가 수족관에 가득했다. 한 접시(1만5000원)에 성게 8, 9마리를 담아 파는데, 성게 껍질 속에 노란색 알이 꽉 차 있었다. 꿈틀거리는 성게 가시를 손에 잡고 조심스럽게 찻숟가락으로 알을 파내 먹었다. 성게 알은 약간 씁쓸하면서 비릿한 맛을 풍기며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으로 타고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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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는 단백질 비타민 철분이 많아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백령도에서는 싱싱한 성게를 물질하는 남자인 해남(海男)들이 주로 채취하고 있다. 장태헌 씨(60)는 백령도 내 해남 50여 명 중 한 명이다. 장 씨는 “성게는 전복보다 20배 이상 먹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잡은 해삼과 다시마는 전국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백령도 해삼의 경우 중국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일반 해삼보다 2∼3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장 씨가 어민 4명과 함께 결성한 ‘백령바다영어조합’(032-836-1889)에서는 다시마 특산품을 개발한 상태다. 장 씨는 “해수 온도가 차가운 백령도산 다시마는 영양밀도가 높고 두꺼워 고가로 거래되는 전남 완도산보다 더 질이 좋은 최상품”이라고 자랑했다. 다시마는 이번 달부터 채취되기 시작했으며, 영양소 축적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8월 초순에 거둔 것을 최고로 친다.
옹진군은 백령도 토속재료를 이용한 30종을 대표음식으로 개발 중이다. 요리 전문가를 통해 다시마 해물 영양밥, 까나리 성게 미역국, 자연약쑥 콩국수, 성게 새싹 비빔밥 등을 보급하고 있다. 군은 조만간 백령도에서 이들 메뉴를 도입하려는 음식점을 선정해 조리법을 전수해 주고 시설 개선 자금도 무상으로 지원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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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