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출중개수수료 인하를 계기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연 20%대 중반으로 끌어내리기로 했다. 저축은행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금리를 산정하다 보니 대부업과 엇비슷한 연 30%대 중반의 높은 대출금리가 지속됐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2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산정구조를 전면 조사해 대출중개 수수료 인하분 등 금리를 내릴 요인이 없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졌는데도 대출금리는 여전히 연 30% 중반 수준”이라며 “군더더기를 덜어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연 20%대로 금리 인하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은행·중소서민 검사 담당)는 최근 신용대출 규모가 큰 7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어 업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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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개정한 대부업법을 이달 12일 시행하면 현재 8% 안팎인 대출중개 수수료가 최고 5%로 묶여 3∼4%포인트의 대출금리 인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당국은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저축은행별 대출금리 공시가 실제 적용금리와 차이가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 등으로 공시한 금리보다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매기는 저축은행이 중점 점검 대상이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