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토크콘서트 나선 김필립 교수
인터파크 제공
‘꿈의 소재’ 그래핀 연구의 선구자인 김필립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46·사진)가 29일 인터파크 주최 수학토크콘서트 주인공으로 섰다. 김 교수는 2010년 그래핀 연구에 노벨상 물리학상이 주어졌을 때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평가는 노벨상을 기대했던 국내 과학계의 아쉬움 때문이었다. 행사 시작 전 기자와 만난 김 교수는 “젊은 나이에 노벨상을 받았다면 하고 싶은 연구도 못하고 강연에 불려 다니며 정신없었을 것이라 위안하고 있다”면서 “유명한 논문을 내고 상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제 연구가 가장 정확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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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정확한 연구’를 강조한 김 교수는 2주 전 ‘네이처’에 두 겹의 그래핀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밝힌 논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가임과 노보셀로프 교수팀도 같은 결과를 발표해 두 논문이 나란히 실렸다. 운명의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 만도 하지만 그는 “서로 다른 연구팀이 같은 결과를 내 정확성을 높였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연구가 정확했다는 것을 또 다른 연구팀이 입증한 셈이니 연구자로서 만족스럽다는 말이다.
김 교수는 자신만의 연구 철학을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도 가감 없이 투영했다. 그는 최근 미국 연구팀의 복제 배아줄기세포 논문의 사진 조작 의혹에 대해 과학에서 성급한 속도 경쟁을 하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속인 것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잘못된 점이 있으면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이에요. 자기 이름을 건 연구인 만큼 가장 정확한 것을 발표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그는 한국의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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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