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구청 주관 3개축제 참가해보니
온몸에 바르고, 온몸을 적시고 대전 중구 ‘제1회 칼국수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서대전공원 밀가루 체험관에서 온몸에 밀가루를 바르고(위), ‘금강 로하스 축제’에 참가한 아이들이 대덕구 산호빛 공원에서 물 분수에서 나오는 물에 온몸을 적시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축제의 계절’ 5월에 대전의 구청이 주관하는 3개 축제가 잇따라 열렸다.
유성구의 유성온천문화축제(10∼12일)와 중구 칼국수 축제(24∼25일), 대덕구청 ‘금강 로하스축제’(25∼26일)가 그것.
○ ‘로하스가 뭐예요’
대덕구의 ‘금강 로하스 축제’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을 추구한다(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는 취지로 2010년 대덕구가 정한 슬로건. 축제 예산은 모두 1억6000만 원(본예산)이었다. 걷기·마라톤대회에는 각각 40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으며 새마을부녀회와 한남대, 이문고 학생 등의 자원봉사 활동도 두드러졌다. 특히 올해 세 번째로 대청호 공원 잔디밭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 숙박하는 ‘1박2일 힐링 캠프’는 지난해보다 40가족이 늘어난 180가족이 참가해 축제의 ‘킬러 콘텐츠(핵심 내용)’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로하스’라는 개념이 선뜻 이해하기 힘든 데다 행사 내용도 자원봉사 학습 건강 나눔 등 ‘나열형’으로 이뤄져 특성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축제에 맞게 특성화된 음식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힐링(healing) 캠프에서는 늦게까지 대형 스피커를 통한 노래자랑이 열려 ‘소음캠프’가 됐다. 참가자 김모 씨(40·여)는 “힐링하러 왔다가 소음으로 귀가 먹먹했다”고 했다.
○ ‘60여 년 전통의 칼국수는 어디에?’
10여 개 식당이 참가했지만 대전의 대표 칼국수로 불리는 1958년 개업의 D칼국수와 S칼국수, J칼국수는 참가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짜장면과 빵류, 외국음식도 등장해 칼국수만의 단일 주제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격도 평소와 같아 축제의 의미가 반감됐다는 불만도 샀다.
○ ‘가수 초청에 8000만 원?’
유성구의 올해 온천문화축제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전혀 없는데도 행사 규모는 지난해와 엇비슷하게 8억 원(본예산)을 썼다. 지난해엔 대한민국 대표 온천축제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았다.
고증을 통해 조선 태조가 유성온천에 행차하는 어가행렬을 재연한 것은 ‘볼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부터 행사 콘텐츠를 의료관광으로 맞춘 것도 지역 개발형 축제로 전환하려는 바람직한 시도로 평가받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