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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상식타파… 관습타파… 소송타파… 靑海개척

입력 | 2013-05-23 03:00:00

■ 글로벌 톱5 LED업체 서울반도체의 성공 비결




DBR 그래픽

올해 설립 26주년을 맞는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8586억 원의 매출액을 올린 중견 기업이다. 2000년 서울반도체의 매출액은 약 300억 원에 불과했지만 발광다이오드(LED)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면서 10여 년 만에 무려 28배가 넘는 고속 성장 신화를 이뤄냈다. LED는 에너지 효율이 좋고 소형화가 가능해 ‘꿈의 광원’으로 불린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서울반도체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29호(2013년 5월 15일자)에서 집중 분석했다.

○ 대기업 하청 업체로 출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서울반도체의 주력 제품은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부착돼 작동 상태를 표시해주는 LED 디스플레이였다. 삼성, LG 등 국내 가전 메이커들에 납품하는 전형적인 하청 업체였던 셈이다. 휴대전화용 LED도 만들었지만 주로 저부가가치 제품이었다.

그러나 서울반도체는 2001년 휴대전화 화면의 색깔을 청색이나 백색으로 바꿀 수 있는 ‘측광식(side view) 청·백색 LED’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일본 니치아가 독점 공급했던 고부가가치 LED 제품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등 사업 구조를 바꾸면서 급성장했다.

○ 업계의 상식을 깨다

2000년대 중반까지 LED 칩은 모두 직류(DC) 구동 방식으로만 설계됐다. LED는 주로 DC 방식으로 구동되는 전자제품이나 휴대전화에서 활용됐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DC용 제품을 만드는 게 당연한 상식으로 통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교류(AC) 전원을 사용하는 가정용 LED의 수요가 확대될 조짐을 보였다. 소형화가 가능한 LED를 가정용 조명기구로 쓰려는 시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AC용이 없었기 때문에 가정용 조명기기에 LED를 쓰려면 DC를 AC로 바꿔주는 ‘컨버터’라는 부품을 반드시 사용해야 했다는 점이다. 컨버터는 LED 전구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공간을 낭비하는 데다 수명이 LED보다 짧아 고객들의 큰 불편을 유발했다.

서울반도체 이정훈 대표는 이런 문제를 없애주는 AC용 LED를 개발하면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컨버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면 가정용 조명기구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수명도 훨씬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LED 분야의 석학들을 찾아다니다 관련 기술을 가진 일본 도쿠시마대 연구팀을 만날 수 있었다. 도쿠시마대 연구팀은 AC용 LED 특허를 이미 보유하고 있었지만 LED는 DC용으로만 개발해야 한다는 통념에 빠진 업계 관계자들의 지원이 없어 상용화를 못했다. 이 대표는 도쿠시마대 연구팀을 즉각 기술자문으로 위촉하고 상용화 작업을 진행했고 2005년 1월 세계 최초의 AC용 LED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약 2년 뒤인 2006년 11월, 세계 최초로 컨버터 없이 AC 전원에서 작동하는 반도체 조명 양산에도 성공했다. 오늘날 서울반도체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된 ‘아크리치(Acrich)’란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아크리치는 2007년 3월 독일의 전문 월간지인 ‘일렉트로닉’이 주관한 ‘2006 올해의 제품’으로 선정됐다. 아크리치 양산을 계기로 서울반도체는 2007년 2000억 원대, 2009년 4000억 원대, 2010년 8000억 원대의 매출액을 각각 돌파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 무차별 소송에 맞서다

LED는 전형적인 특허 위주의 산업이다. 그만큼 특허 소송도 많다. 순항하던 서울반도체는 2006년부터 니치아와의 LED 분야 글로벌 1위 업체인 일본 니치아의 특허 침해 소송으로 위기에 처했다. 니치아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자사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이유로 서울반도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오사카법원과 서울중앙지법, 영국 법원 등에도 무차별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고심하던 서울반도체는 특허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로 결심했다. 니치아의 기술이 신규성 등 특허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며 특허 무효소송을 제기했으며 미국에서는 니치아가 오히려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내는 등 역공을 펼쳤다. 특허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사들였던 한 프랑스 기업의 특허가 역공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큰 출혈이 있었다. 서울반도체는 2006년부터 니치아와의 특허 소송비용 등으로 약 600억 원을 썼다. 하지만 서울반도체가 일전을 불사하며 맞불작전에 나서자 니치아가 굴복하고 말았다. 두 회사는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보유한 모든 특허에 대한 상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분쟁을 끝냈다. 박철순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아크리치 같은 차별화된 제품과 전략적인 특허 관리가 성장 비결”이라며 “특허 비중이 큰 산업에서는 하나의 제품에 워낙 많은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급적 다양한 특허를 확보해 그물망을 구축해야 경쟁자의 공세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29호(2013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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