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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개입에 시리아 내전 새 국면

입력 | 2013-05-22 03:00:00

레바논 무장정파, 정부군 지원… 알아사드 대통령 반전기회 잡아
반군-쿠르드 지역으로 영토 3분할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본격적인 개입으로 시리아 내전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권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제기됐던 내전의 흐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잡았으며, 영토가 사실상 3개 권역으로 분할 통치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21일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수도 다마스쿠스 서북쪽의 전략 요충지이자 반군의 주요 거점이던 꾸사이르 전투에서 시리아 정부군을 도와 예상치 못한 승리를 이끌었다.

헤즈볼라가 대원을 최소 28명이나 잃고 70여 명의 부상자를 낸 것은 단순히 도운 정도가 아니라 전투에서 최선봉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일간 르피가로는 전했다. 희생자 중에는 이스라엘에 수감돼 있다가 2004년 돌아온 헤즈볼라 고위 간부 파디 알자자르가 포함됐다. 장례식은 20일 베이루트에서 치러졌다. 꾸사이르의 한 반군 관계자는 “그들은 기습공격을 하고는 다시 레바논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4월 말 헤즈볼라 대원들이 내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개입한 것은 처음이며, 이렇게 많은 대원을 한 전투에서 잃은 것도 처음이다. 내전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아랍개혁이니셔티브(ARI) 연구소의 살람 카와키비는 “이슬람 시아파인 헤즈볼라의 공개 개입은 헤즈볼라 내에서 친이란파가 승리했다는 뜻”이라며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같은 시아파 분파(알라위파)인 아사드 체제를 구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한발 떨어져 시리아 사태를 관망해온 헤즈볼라가 올 들어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6월 총선을 앞두고 제도권 정당으로서 시아파 표를 겨냥한 정치적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시리아 국경에 인접한 헤즈볼라의 본거지인 베카 계곡 지방에서는 시아파 동맹인 아사드 정권이 풍전등화가 되었는데도 본격적으로 돕지 않는다며 불만이 컸다는 것이다. 미사일과 통신망 등 상당한 군사물자를 보유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무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서방의 내전 개입을 경고한 의도도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군 기구인 시리아국가연합(SNC) 위원이며 인류학자인 란다 카시스는 “꾸사이르 전투를 기점으로 2년이 넘게 진행돼온 내전의 양상이 완전히 변했으며 시리아가 3개 권역으로 분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사실상 자치권을 받은 북동부 쿠르드 지역, 정부군이 통제하는 다마스쿠스와 중·서부 해안 지역, 반군이 장악한 북부 터키 접경 및 남부 지역으로 완전히 쪼개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