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에 e메일
15일 STX그룹에 따르면 강 회장은 7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그룹이 해체 위기에 몰린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일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이후 강 회장이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회장은 “그룹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전 세계에 들이닥친 조선해운 부문 장기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주요 계열사가 채권단 자율협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자율협약 신청은 협력업체 피해 최소화와 회사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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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은 e메일에서 “그룹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바치겠다”며 “저에게 요구되는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도 감수할 것이며 채권단과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임직원 여러분의 고용 안정과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지난달 말 STX조선해양에 긴급 자금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채권단에 대주주 주식 처분 및 의결권 행사 제한 위임장, 구상권 포기 각서를 제출했다. 강 회장이 대주주 지분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채권단은 강 회장이 경영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 회장은 “과거 호황기의 경영론을 폐기하고 오로지 ‘생존’만을 목표로 경영 전략을 재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위기를 외면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철저히 자기반성을 하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난흥방(多難興邦·어려움이 많을수록 서로 단결하고 분발해 부흥시킨다) 정신’을 당부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