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1900년: 삶과 예술 그리고 문화크리스티안 브란트슈태터 외 지음·박수철 옮김/464쪽·4만5000원·예경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빈은 음악 미술 철학 문학 건축 정신의학에서 새로운 조류가 태동한 유럽 전위파의 집결지였다. 그림은 테오도어 차셰의 ‘빈 풍의 우아한 케른트너 거리 산책로의 모습’(1908년)의 복제화. 구스타프 말러, 오토 바그너, 아르놀트 로제 등 당대 예술가들의 얼굴이 보인다. 예경 제공
1900년을 전후한 시기 빈의 예술을 총체적으로 집약해 놓은 이 책을 읽으니 다시 빈으로 떠나 전차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이번엔 책의 내용을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몽땅 머릿속에 집어넣은 채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빈은 음악 미술 철학 문학 건축 정신의학에서 새로운 조류가 태동한 유럽 전위파의 집결지였다. 21세기의 학문적 예술적 진보는 상당 부분 110여 년 전의 빈에 빚지고 있다. 특정 시점의 특정 도시에 대해 상세히 써 놓은 이 두꺼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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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전환기의 오스트리아 예술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 것은 1897년 클림트를 회장으로 한 ‘분리파’의 결성이었다. 보수적인 기존 예술가 집단에서 분리해 나와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했던 이 모임의 성격은 분리파 기관지인 ‘성스러운 봄’의 1898년 창간호 글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채색화와 데생을 통해 자기 영혼을 드러내기를 바라는 사람은 누구나 자동으로 협회의 일원이다.” 당시 빈에 꽃피운 화려한 예술세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1908년 빈 예술전람회에 선보여 극찬을 받은 클림트의 작품 ‘키스’다.
이 책은 결코 만만한 문화개론서나 가이드북이 아니다. 당시 유럽의 문화 전반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이를 총체적으로 직조해 놓은 저자들의 분석을 따라갈 수 있다. 컬러 도판 700여 점이 실려 있어 110여 년 전 빈으로의 시간여행이 더욱 생생하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