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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 개성공단 체류자 전원 철수도 각오해야

입력 | 2013-04-26 03:00:00


북한의 근로자 출근 중단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이 18일째 멈췄다. 북한이 남에서 북으로 가는 통행을 막아 우리 근로자와 물자가 개성으로 올라가지 못한 날부터 따지면 24일째다. 123개 진출 기업은 생산 중단에 해외 바이어의 계약 파기, 투자설비 반환 요청까지 겹쳐 피해가 막대하다.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된 북한 근로자 5만3000여 명은 지금쯤 생계 걱정에 가슴이 탈 것이다. 남북 합의와 상도의(商道義)를 철저히 무시하는 북한을 보며 국제사회는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는 인식을 더욱 굳혔다. 모두가 북한이 자초한 사태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개성공단은 회생이 힘들다. 통일부는 어제 북한에 개성공단 문제를 풀기 위해 책임 있는 남북 당국자 사이의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하고 “북한이 거부한다면 중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유지할 뜻이 있다면 남한의 대화 제의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사태를 대화로 풀기 위해 그동안 성의를 다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 속에서도 이달 11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대화를 제의했다. 이틀 전에는 우리 측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과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의 면담을 여러 차례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면담을 거부하면서 우리 측 요구를 담은 문건 접수도 거절했다. 북한은 실무회담 개최 요구가 평양을 향한 공식 제의라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이 끝내 대화를 거부하면 개성공단 중단의 책임은 온전히 북측이 져야 할 것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인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개성공단에 머물고 있는 우리 근로자 175명은 식사도 제대로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다. 남측 근로자들에 대한 식자재 공급과 의료 보호를 막는 것은 반(反)인륜 행위다. 박근혜정부는 남북 대치 국면에도 불구하고 7억여 원 상당의 결핵약 지원을 승인했고 북한은 받아들였다. 남한의 인도적인 지원은 받으면서 우리 근로자들의 고통은 모른 체하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통일부는 오늘 오전까지 회담 제의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뜻이다. 정부는 북한이 세 번째 대화 제의를 묵살하면 개성공단을 재개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가 취할 중대 조치에는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개성 체류자 전원 철수 방안도 포함시킬 수 있음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