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윤중로). 아마추어 사진작가 정진영 씨(63)는 여의서로 1.7km 구간에 늘어선 벚나무를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이날 서울 최고기온은 18도. 벚꽃 구경하기 좋은 따뜻한 봄바람까지 불어 여의서로 일대는 평일임에도 인산인해였다. 벚꽃도 개화율이 70%를 넘어서 60%였던 전날보다 한층 흐드러졌다. 이날 축제 현장을 찾은 시민은 65만 명. 전날은 최고기온이 13도에 불과해 31만 명에 그쳤다. 그나마 현장을 찾은 시민도 입을 다문 벚꽃을 보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샤오량 씨(20·여)는 “벚꽃축제를 보려고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왔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했다”며 “여행 마지막 날에 꽃이 핀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거리 화가 40여 명도 밝은 표정이었다. 화가 최영섭 씨는 “전날만 해도 꽃샘추위 탓에 모델이 되려는 손님이 한 명뿐이었는데 오늘부터는 날씨가 풀려 꽃구경 온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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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속이 느슨한 순복음교회∼63빌딩(여의동로) 구간에는 노점상이 몰려 장터 분위기였다. 매캐한 연기를 피우며 닭꼬치를 굽거나 번데기, 옥수수 등을 파는 노점상 수십 명이 몰려 있다. 노점상에서 나온 종이컵, 나무젓가락 등이 벚나무 사이에 널려 있기도 했다. 이 구간은 축제 구간은 아니지만 1.5km 길을 따라 벚꽃이 흐드러져 있어 시민이 많이 몰린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여의동로도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