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열린 제1회 한국생활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란주 스래스타 씨(오른쪽)가 남편과 함께 최우수상장을 들어 보이며 미소 짓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네팔 출신 란주 스래스타 씨(23·여)는 남편 안민호 씨(39·엔지니어)를 처음 만난 2010년 당시를 이렇게 묘사했다. 란주 씨는 고교 시절 아리랑TV를 통해 한국 문화를 매일 접하면서 왠지 모를 호감과 친밀감을 느꼈다. 이전까지는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일생에 한 번은 한국에 가야겠다고 다짐한 뒤 열심히 일하면서 저축했다.
그러다 만난 한국 남자가 안 씨였다. 그는 엉터리 영어와 손짓 발짓으로 말을 걸어왔다. 란주 씨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여행지를 안내했다. 둘은 어느새 친구가 됐다. 관광이 끝나자 안 씨는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었다. 한국에 돌아간 뒤에는 번역기를 동원해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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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주 씨에게 한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남편은 회사 일로 바빴다. 네팔 출신 친구는 많지 않았다. 외로웠다. 시부모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말을 더 잘하려 노력했다. 더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란주 씨는 서울대교구 가톨릭경제인회가 주최한 제1회 한국생활 체험수기 공모전에 이런 자신의 이야기를 써 보내 최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7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교에서 열렸다. 란주 씨는 상을 받으며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제5회 이주근로자 위안잔치’의 하나로 열렸다. 위안잔치는 2009년부터 해마다 열린 행사. 올해는 이주근로자 등 1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한국에 온 뒤 필리핀에 있는 열여덟 살 딸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매일 인터넷으로만 연락해 그립고 외로울 때가 많다. 행사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이 편안해진다.”(필리핀 출신의 알란 씨·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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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