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자전거를 빌리려는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의 한 자전거대여소 앞에 줄을 서 있다. 대여소 앞에는 ‘교차반납이 가능하다’고 안내돼 있지만 정작 사람이 몰리는 주말에는 교차반납이 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김 씨는 토요일인 지난달 30일 계획대로 원효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리려다 예상치 못한 말을 들어야 했다. 직원이 “주말에는 교차반납이 안 된다. 자전거를 탄 뒤 다시 이곳에 반납해야 한다”고 한 것. 결국 김 씨의 계획은 무너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자전거를 돌려줬다. 김 씨는 “반납하러 되돌아가지 않아도 돼 마음껏 ‘봄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실망이 컸다”고 했다.
본보 취재 결과 한강공원 내 자전거 대여소 대부분이 주말에는 교차반납 서비스를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대여소 12곳에서 빌려준 자전거 25만 대 가운데 768대만이 교차반납으로 대여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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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5일 대여소 12곳에 “토요일에 교차반납으로 자전거를 빌리고 싶다”고 문의하자 대여소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주말은 곤란하다. 손님이 없는 평일에 오라”고 했다. 한 대여소 관계자는 “굳이 교차반납으로 빌리겠다면 새 자전거는 빌려줄 수 없다. 오래된 자전거로 가져가라”고 했다.
이들이 교차반납을 꺼리는 공통적인 이유는 “주말 수요에 비해 자전거가 모자라고 교차반납을 하면 일이 많아진다”는 것. 손님이 많은 원효대여소나 마포대여소에서 빌린 자전거가 손님이 적은 대여소에 반납되면 ‘손님 많은 대여소’는 빌려줄 물량이 모자라 수익이 줄어든다는 것. 직원들이 대여소를 돌며 자전거를 수거해 원래 자전거가 있던 대여소로 돌려줘야 하는 번거로움도 교차반납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다. 현재 서울 한강공원 내 대여소 12곳은 각 개인이 운영하는 게 아니라 씨엠비바이크라는 민간업체가 시에서 일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씨엠비바이크 관계자는 “수거하고 재배분하는 과정도 복잡하다”며 “손님 수요에 맞게 정한 대여소별 자전거 수량이 교차반납 때문에 엉켜버리면 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결국 수익 극대화를 위해 빌려주기를 꺼리는 것인 만큼 업체를 제재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