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방에서 여러 사람이 만나는 일명 '방팅'이 성황이다. 그러나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 방팅을 하면서 일반 참가자를 모집해 술값을 떠넘기는 일이 늘고 있다.
채팅 사이트를 통해 '5대5 즉석 술 모임'에 친구와 함께 나간 A씨. 그런데 채팅방에 모여 있던 서로 모르는 남녀가 즉석에서 만나 미팅을 하는 것으로 알고 나갔지만 실제와는 달랐다.
A씨는 술자리가 무르익자 자신을 포함해 남자 참가자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아는 사이라는 것을 알았다.
광고 로드중
최근 단둘이 만나는 것보다 안전하고 20~30대가 편안한 술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채팅사이트마다 방팅이 넘친다.
한 채팅 사이트에는 실제로 '영등포 건전방팅', '신촌술미팅 5:5예정' 등 제목의 방팅이 개설돼 있었다.
그러나 '건전 방팅'은 옛말. 최근 술자리 미팅에 안면이 있는 여성을 불러 모으고 일반 참가자들에게 술값을 부담시키는 일이 늘고 있다.
A씨의 경우 1차에서 회비 5만 원, 2차에서 다시 3만 원 등을 냈다고 한다. 일반 참가자는 3명이서 사실상 대부분 술값을 부담한 셈이다.
광고 로드중
한 남성은 "방팅을 신청해서 가보면 이미 설정되어 있는 단체미팅"이라며 "이미 안면이 있는 알바들로 구성되고 처음 온 1~3인만 이 사실을 모른다"고 토로했다.
그는 "술 먹기 게임을 벌여 벌칙금을 뜯어내는 것은 물론, 짜고 하는 노예팅으로 돈을 털리게 된다"며 "호기심으로 혹시나 당하지 않으면 하는 바람에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또 다른 남성도 "채팅을 하다 방팅이라는 게 있어서 그래도 건전하다는 전제가 깔려있으니까 나가봤다"고 비슷한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중간에 게임 한판하고 지면 2~3만 원 내야한다. 방장이란 사람은 그게 직업이었다"면서 "그런 식으로 (돈을 내는 것을) 유도해서 자기 일당 벌어가는 것은 좀 아니지 않으냐"고 억울해했다.
광고 로드중
하지만 이런 행태를 단속하거나 처벌할 규정은 없다. 경찰 측은 "인터넷을 통한 즉석 만남은 자칫 범죄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