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 음악회 ‘윤홍천&정준호의 낭만시대’ ★★★★
서정적 감성이 빛나는 연주를 들려준 피아니스트 윤홍천. 스톰프뮤직 제공
독일 뮌헨에 거주하며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윤홍천은 2009년 미국 클리블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에 오른 것이 콩쿠르 이력의 전부다. 순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주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섬세한 감성이 담긴 연주는 독일에서 먼저 알아봤다. 2011년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 음반은 독일의 여러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고 독일 바이에른 주 문화부가 수여하는 ‘젊은 예술가상’을 안겨줬다. 지난해에는 독일의 빌헬름 켐프 재단 최초의 동양인 이사로 선발됐고 올해부터 5년에 걸쳐 독일 음반사 욈스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18곡) 녹음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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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슈만의 환상곡 C장조에서 윤홍천은 깊은 서정성으로 객석을 매료시키며 연주회의 정점을 찍었다. 슈만이 연인인 클라라와 떨어져 있던 시기에 작곡한 곡으로 윤홍천은 기교를 뽐내기보다는 노련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슬픔을 그려냈다. 프로그램 마지막의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는 원곡의 격렬함을 부드러운 타건으로 다듬으면서도 깊이 있는 해석과 표현력으로 30분을 집중력 있게 끌고 갔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