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승리 아닌 소외아동 위해 뜁니다” ▼■ 패럴림픽 金 출신 콘데씨
콘데 씨는 양 손가락이 각각 네 개밖에 되지 않는 장애인이다. 어릴 적 그는 "'자고 일어나면 엄지에 손가락이 자라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은 그를 "네 손가락"이라며 놀려댔다. 어른이 되면서 자신의 장애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 콘데는 1992년 장거리 선수로 데뷔해 팰럴림픽 대회에서 장거리 경기와 마라톤 부문 금메달 7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은퇴 전까지는 제 승리를 위해 달렸지만, 이젠 소외받는 아동들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콘데 씨는 이날 대회에 참가하면서 NGO단체 유니세프에 1000유로(한화 약 145만 원)를 기부했다. 4년 전 은퇴한 그는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28개국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아동구호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는 "공신력 있는 국제 단체를 통해 아이들을 돕고 싶어 유니세프를 통해 후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콘데 씨는 주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열었던 나라를 중심으로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한국도 그중 하나다. 그는 특히 한국의 마라토너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금메달을 땄던 것을 인상 깊게 생각하고 있다. 경기에 나서기 전 그는 "마라톤은 관중들에게 힘을 주는 스포츠"라며 "이번 대회가 내 자신과 한국 관중들에게 하나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운동복 차림으로 공항 주변을 조깅했을 정도로 '달리기 광(狂)인 콘데 씨는 "달리는 것은 내 삶의 일부다. 생명이 다 하는 한 이렇게 달리면서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유니세프 등 국제 아동 구호 단체를 통해 기부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 “재판 준비하느라 연습 많이 못했어요” ▼
■ 60세 김이수 헌재 재판관
17일 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한 김이수 헌법재판소 재판관(60·사진)은 풀코스를 17번 완주한 베테랑 마라토너다. 최고 기록은 2010년 11월 세운 3시간39분29초. 지난해 재판관이 되면서 연습량이 줄었다며 “4시간30분 안에만 들어오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 재판관의 이날 기록은 4시간4분36초.
김 재판관은 2003년 마라톤을 시작했다. 부인 정선자 씨(59)가 2002년 하프마라톤을 완주한 뒤 자극을 받아 함께 뛰기 시작한 것. 2004년 5시간 5분대에 첫 풀코스 완주를 했다. ‘다시는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지만 그는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매일 1시간 반을 달렸고 주말엔 25∼35km를 뛰었다. 연습량만큼 기록도 좋아졌고 68kg이던 몸무게도 63kg으로 줄었다. 김 재판관은 “마라톤은 자세 유지와 체중 관리에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8년째 후원대회, 직접 달려보니 뿌듯” ▼
■ 아식스 국제담당 임원 가토씨
가토 씨는 2007년 뉴욕 마라톤을 시작으로 서울국제마라톤까지 풀코스를 7번 완주했다. 그는 아식스가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맞춤형 러닝 플랜 시스템 ‘마이 아식스(My ASICS)’를 통해 3개월간 꾸준히 서울국제마라톤을 준비해왔다. 그는 “개인 최고기록을 깨지 못해 아쉽다”며 “3시간 30분이라는 목표를 성공한 뒤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식스는 로스앤젤레스(LA)와 로마, 바르셀로나 마라톤도 후원하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서울 근무 5년, 완주가 가장 기쁜 일” ▼
■ 아사히신문 지국장 하코다씨
하코다 지국장은 2008년 한국에 부임했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주위에서 지난 5년간 지국장으로 근무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을 물어보면 ‘동아마라톤 완주’를 꼽는다고 했다. “지난해 동아마라톤에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한국인들이 일본에 보내준 성원과 겹쳐 보여 더 감동적이었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매년 3월 동아마라톤에 출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