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경제·금융교육 강사단 발대식
KB금융그룹은 2002년 9월부터 은행 내에 ‘경제 교육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책자를 발간하는 등 경제 교육에 신경을 써 왔다. 2011년 11월부터는 ‘경제·금융교육’을 그룹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으로 정해서 운영 중이다.
○ “강의 마치면 큰 보람 느껴”
2009년부터 강사로 활동 중인 KB국민은행 손경욱 대화역지점 부지점장(45·여)은 주말에 지방에서 강의가 잡히면 대학생, 중학생인 두 아들과 함께 강의장으로 향한다. 두 아들은 어머니의 든든한 도우미다. 요즘 청소년들이 어떤 스타일의 강의를 좋아하는지 조언해준다. 강의 자료를 찾는 것도 두 아들의 몫이다.
그는 “한 달에 한두 번씩 강의가 있는데 2주일 전부터 자료를 준비한다”며 “내가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손 부지점장은 “강의 잘 들었다고 아이들이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해올 때마다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김우기 광교신도시지점 부지점장(48)도 소문난 스타 강사다. 그는 2011년 12월 고교생들에게 ‘신용관리’를 주제로 강의했던 날을 잊을 수 없다. 그는 혹시나 아이들이 딱딱한 금융 이야기를 지루해 할까 봐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준비해갔다. 그의 열정이 느껴져서일까. 정해진 1시간의 강의가 끝난 뒤 아이들은 얘기를 더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왜 어렸을 때부터 신용관리를 해야 하는지 생생한 사례들을 곁들여 소개했더니 아이들이 흥미를 느꼈다”며 “금융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인생을 살면서 금융을 알아야 하는지 진정성을 담아 가르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1일 교사’로 가르칠 기회가 있었는데 ‘똘망똘망’한 눈초리로 진지하게 강의를 듣는 아이들이 인상적이었다”며 “중고교 시절은 인생을 어떻게 살지 결정짓는 데 중요한 시기이므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시간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작년까지 초중고교생 중심으로 진행했던 교육을 올해부터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보이스피싱 사기에 취약한 노년층의 경제금융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해 실습 위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터민, 다문화가정 등 금융 취약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도 실시한다.
청소년, 노년층, 다문화, 전역 군인 등 세대별 특화 교육을 통해 올해는 10만 명 이상에게 경제·금융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 온라인 교육도 강화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은 취임 초부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업(業)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이날 열린 발대식에 참가해 강사들에게 “수고해주세요”라며 일일이 임명장을 나눠주며 격려했다. 그는 “경제·금융교육은 금융업의 특성과 맞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오랫동안 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경제·금융교육을 선도하는 대표 주자가 되자”고 말했다.
발대식 후에는 강사단의 강의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이 이어졌다. 올해 진행할 교육 프로그램 안내 및 초등생 교육을 위해 새로 개발된 교구재 실습 시간도 있었다.
KB금융그룹이 올해 교육 콘텐츠 개발과 함께 주력할 부분은 교육 방법의 다양화다. 작년까지는 방문 및 초청교육에 집중했지만 올해부터 교육 채널을 온라인과 캠프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온라인 교육을 주요 채널로 활용하기 위해 얼마 전에는 온라인 교육 사이트 ‘이러닝’을 개설했다. 이 사이트의 콘텐츠를 보강해 수강생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온라인 교육을 통한 수강자가 올해 4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장용 KB금융지주 사회공헌문화부 팀장은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건강한 경제 시민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경제·금융교육을 하고 있다”며 “올해는 금융 취약계층인 노년층, 새터민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일산=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