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사회부 기자
울산시는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삼성정밀화학(남구 여천동)에 담당 공무원을 보냈다. 암모니아와 비슷한 냄새가 나는 ‘아민’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악취방지설비(RTO) 보수를 위해 전력을 차단했다. 그래서 ‘범인’으로 지목받을 만한 상황이었다.
시는 1차 조사에서 현장만 둘러보고 나왔다. 시민들의 문의 전화 폭주로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시는 낮 12시 50분경 다시 회사에 들어가 시료를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악취 발생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한 지 3시간이 지나 현장 점검에 나섰고, 시료 채취는 다시 1시간 뒤에 이뤄졌다. 시는 정전에 따른 불완전 연소로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삼성정밀화학은 “보건환경연구원의 시료 분석 결과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울산시는 유독 화학물 사고에 대처하기 위한 ‘화학물질안전센터’ 설치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울산석유화학공단 안전대책 마련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 안전에 무게를 둔다는 차원에서 ‘행정안전부’도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바꾼 이 정부가 ‘낡은 화약고’와 다름없는 울산의 안전대책은 어떻게 세울지 지켜볼 일이다.
정재락 사회부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