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단위 노숙 1년새 18% ↑… 아동 100명중 1명 거리생활
‘세계 경제의 수도’로 불리는 미국 뉴욕의 노숙인이 5만 명을 돌파해 1930년대 미 대공황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뉴욕 시민단체인 노숙인연맹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1월 노숙인 보호시설에서 잠을 잔 뉴요커가 하루 평균 5만 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노숙인연맹의 메리 브로스넌 대표는 “뉴욕의 노숙인 상황이 대공황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WSJ에 밝혔다.
연맹이 뉴욕 시 통계를 토대로 작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1월 노숙인보호시설에서 밤을 보낸 어린이는 하루 평균 2만1000여 명이나 된다. 1년 전에 비해 22% 증가한 것. 이는 뉴욕 시 전체 아동의 1%를 차지하는 수치로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는 뉴욕 시가 무주택 가구에 제공하던 보조금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고용된 상태의 무주택자에게 최장 2년간 월세보조금을 주다가 지난해부터 주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중단되면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하루아침에 노숙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는 거리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노숙인과 지난해 허리케인 샌디로 특별보호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 연방 주택도시개발국은 뉴욕 시 전체 노숙자인이 5만6672명으로 미국 노숙인 10명 가운데 1명이 뉴욕에 거주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