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 신윤복의 ‘춘색만원’. 남자는 바구니의 깊은 속을 엿보고, 길 옆 지붕에는 기와가 불뚝 솟아있다. 여인의 웃음짓는 표정이 묘하다. 아담스페이스 제공
미술 전시회가 아니라 13, 14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필동 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화통((화,획)通) 콘서트-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에서 만날 혜원 신윤복의 춘색만원(春色滿園)이다. 남녀의 춘정(春情) 가득한 조선시대 그림 10여 점을 소개하고, 국악기와 어쿠스틱 밴드를 결합해 전통 국악과 창작곡을 연주하는 에스닉(ethnic) 팝그룹 ‘프로젝트 락’이 ‘제망매가’를 비롯한 창작곡과 판소리 ‘춘향전’ 중 사랑가, 진도아리랑을 연주한다. 미술평론가 손철주 학고재 주간이 그림 해설을 맡는다. 옛 그림에 나타난 조상들의 ‘사랑법’은 어떠했을까.
“조상들의 춘정에는 작위적인 ‘이벤트’가 따르지 않았습니다. 은근한 실마리에서 시작되죠. 곰살맞고 익살과 해학이 넘쳐나는 것이 그림에서 보이는 조상들의 사랑입니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잘 알려지지 않은 19세기 작자미상의 조선 미인도도 공개할 예정이다. 손 씨는 “웃는 표정과 팽팽한 몸매가 ‘조선의 팜 파탈’에 가장 가까운 이미지의 미인”이라고 귀띔했다. 3만5000원. 1588-1544
유윤종 선임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