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이행-학교운영… 외부기관에 맡겨 수치화서울교육청 2월말까지 확정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 평가 기준의 큰 틀을 확정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기존 혁신학교의 존폐까지 결정될 수 있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혁신학교 평가를 한국교육개발원 또는 한국교육평가학회 가운데 한 곳에 맡기기로 했다. 교육청 안팎에서 위원 5∼8명 수준의 전문평가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민주통합당이 주축인 서울시의회 교육의원들이 추천하는 평가전문가도 포함시켜 좌우 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평가 대상은 혁신학교의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이 핵심이다.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했는지, 교원의 행정역량과 리더십 등 학교 운영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수치화해서 평가한다. 세부적인 평가기준과 지표는 이달 말까지 확정하고 3월부터 1년 동안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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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엄격한 평가 틀을 마련한 데는 문 교육감의 의중이 반영됐다. 문 교육감은 최근 서울 A혁신학교 교장의 명예퇴직 신청소식을 접했다. 이 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학교가 전교조 단합대회의 장이 됐다. 교장으로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A학교 전체 교사 중 전교조 소속 비중은 88% 정도로 서울지역 일반 학교의 전교조 비율인 약 12%보다 크게 높다.
서울 B혁신학교 교장은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지병이 이유였지만 몇몇 학교 관계자는 “전교조 교사들과의 갈등이 스트레스를 부추겨 병세가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전교조 소속을 제외한 일선 교사 중 상당수가 혁신학교에 가기를 꺼린다는 소식도 문 교육감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혁신학교 교장·교감 간담회에서 참석자 18명 중 대부분이 혁신학교 운영에 회의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