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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女, 강남 특급호텔서 연예인 사칭 성매매

입력 | 2013-01-23 03:00:00

명품백 메고 벤츠 몰고 화대로 80만원까지 받아
경찰 “풀살롱 대체 신종수법” 알선 업주 수배… 12명 입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특급호텔에서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조모 씨(27·여). 서울시내 유명 사립대인 S대 출신이라 주장하는 그는 인터넷에 ‘연예기획사 소속. 일반 화류계 여성과 다른 품격’이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을 홍보했다. 그녀는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 올 때도 명품 가방을 메고 자신의 벤츠 C300 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연예기획사 소속’이라는 직함을 붙인 뒤 성매매 비용을 보통보다 3, 4배 비싼 80만 원으로 정해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성매수 남성들은 키가 크고 늘씬한 데다 성형수술로 외모를 가꾼 그녀를 보고 ‘연예인급’으로 생각했다.

성매매 장소도 ‘고품격’으로 골랐다. 조 씨가 소속된 성매매 업체는 일반 관광호텔이 아닌 강남의 7군데 특급호텔에서만 여성의 성을 팔았다. 이른바 ‘품격 있는 성관계’와 성매수자의 신분 보장을 명분으로 삼았다. 인터넷 카페 이름도 ‘강남 하이퀄리티’라고 붙이며 고급을 강조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품격을 운운하지만 결국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였다”며 “풀살롱 같은 성매매 전문업소들이 통째로 호텔 객실을 빌릴 경우 필요한 수억 원의 권리금을 아끼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체는 여행사나 호텔 예약사이트를 이용해 일주일 전에 미리 호텔을 예약하는 방법으로 객실료를 하룻밤에 15만 원 수준으로 깎았고, 객실 한 곳에서 하루에 2차례 이상 성매매를 하게 했다. 한 군데를 장기 이용하면 단속 위험이 있어 7곳을 번갈아 가며 이용한 것.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최모 씨(42)를 수배하고 성매매 여성, 성매매 광고 배포자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최 씨는 연예기획사를 사칭한 뒤 명문대 여학생, 레이싱모델, 스튜어디스 출신 등이라 주장하는 23명의 프로필과 선정적인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 업체의 사이트에는 젊은 남성들의 성매매 후기글도 잇달아 올라왔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수백 건의 성매매를 알선해 수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성매수 남성의 신원도 확인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예계를 들먹이며 일반 화류계 여성과의 차별화를 내세웠지만 자신의 몸을 상품화하고 쉽게 돈을 버는 성매매 본질에는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바가지를 씌웠을 뿐”이라며 “대학을 졸업한 젊은 여성들이 명품과 성형에 빠져 몸을 파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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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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