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무급휴직자 455명을 전원 복직시키겠다고 그제 발표했다. 회사 측이 ‘상반기 중 무급휴직자를 복직시키겠다’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비록 적자는 계속되고 있지만 신차(新車) 투자 등으로 최근 일거리가 좀 생긴 결과다. 쌍용차에는 455명의 무급휴직자 외에도 희망퇴직자 1904명, 정리해고자 159명 등 퇴직자가 2000여 명 더 있다. 하루빨리 회사를 정상화해 이들도 복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쌍용차 경영진과 노조, 그리고 이번에 먼저 복직하는 455명에게 주어진 엄중한 숙제다.
중국의 상하이자동차가 2009년 쌍용차 경영 포기를 선언한 후 법정관리인이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단행한 인력 구조조정을 끝내 거부한 사람들은 정리해고됐고 그 일부가 지금 서울시청 옆 대한문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이다. 한진중공업처럼 쌍용차도 해고자를 전원 복직시키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해고자 농성과 정치권 외압이 기업을 굴복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경영을 호전시키고 회사를 되살릴 수는 없다. 쌍용차의 경영 여건이 좋아지고 재(再)고용 여력이 생겨 퇴직자가 복직하는 방식이라야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사는 ‘윈-윈 게임’이 된다.
쌍용차의 최대 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은 지난해 2900억 원에 이어 최근 9억 달러(약 9500억 원)를 더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효과로 일거리가 늘어나면 희망퇴직자 정리해고자 순으로 재고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쌍용차가 경쟁력을 되찾아야만 정리해고자들도 ‘미래가 있는 회사’에 복직할 수 있다.
쌍용차 문제는 쌍용차에 맡겨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 우격다짐으로 해고자를 밀어 넣다가 기업이 어려워지면 현재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일자리까지 위태로워진다. 정치권과 노동계 등 외부 세력도 쌍용차 흔들기를 멈추고 경영 정상화를 도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상하이차는 철수 후 “쌍용차의 (옛) 노조 때문에 경영을 할 수 없었다”고 떠들고 다녔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한국 투자 기피증이 확산됐다. 만약 상하이차가 그랬던 것처럼 마힌드라까지 쌍용차를 포기하고 떠난다면 그때는 누구에게 복직을 요구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