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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시대-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 김관용 경북도지사

입력 | 2013-01-02 03:00:00

“국가경쟁력 강화 위해 지방에 권한 대폭 넘겨야”




김관용 경북도지사(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는 동아일보와 채널A의 공동인터뷰에서 “지방에 국정의 문제와 정답이 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지방에 권한은 넘기고 책임을 묻는 것이 진정한 지방분권이자 지방자치라는 얘기였다. 경북도 제공

“지방은 국가 정책이 실현되는 현장 중의 현장입니다. 현장에 모든 정책의 정답이 있어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시로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지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취임한 김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방의 열악한 현실을 잘 알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권순활 채널A 보도본부 부본부장과 박성원 동아일보 정치부장이 진행했다.

―박 당선인에 대한 느낌이 각별할 것 같은데….

“박 당선인을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사심(私心)이 없는 분이다.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 이번 대선은 당선인께서 평소 보여준 믿음과 원칙에 국민이 신뢰와 기대를 보여준 결과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 당선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본다.”

―차기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방이 잘살면 대한민국이 잘사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모든 게 집중돼 있다. 역대 정부마다 이 문제를 고민했지만 절실하지 못했다. 지방 사정을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심각하게 지방을 생각해야 한다. 지방에 국가경쟁력 업그레이드의 답이 있다. 국가 전체의 공동체 가치를 생각할 줄 알아야 진정한 선진국의 문을 열 수 있다.”

―중앙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지자체도 이제 자율적인 역량을 갖췄다. 중앙정부가 모든 권한을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권한은 최대한 넘겨주되 책임은 확실하게 묻는 게 바로 지방분권이고 지방자치다. 예를 들어 경북에는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절반이 있다. 반면에 원전 관련 연구기관 등은 한 곳도 없다. 대부분 수도권에 있다. 또 복지 확대는 물론 좋지만 지방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필요한 재원을 지자체가 50% 부담하도록 하는 건 맞지 않다.”

―경북에서 시작한 새마을운동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새마을세계화재단’이 곧 출범한다. 국가별 맞춤형 새마을운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급하기 위해서다. 지구촌 잘살기 운동으로 확산되면 우리의 품격을 확실히 보여주는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빈곤을 해결하는 데 새마을운동이 기여하면 국제사회에서 큰 외교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경북도는 매년 100여 명을 선발해 아프리카 빈곤국에 보내 새마을운동을 보급하고 있다.”

―도청 입구에 ‘취직 좀 하자’는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자식의 이력서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나를 만나면 ‘취직 좀 시켜 달라’는 부탁을 하는 주민이 많다. 취직이 잘되려면 기업과 투자유치가 활발해야 한다. 결재할 때도 일자리가 몇 개나 생길지를 명시하지 않으면 사인하지 않는다. 중국 일본 미국 등의 신문 기사도 꼼꼼하게 분석하면서 투자유치 가능성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남부권 신공항은 새 정부에서도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또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지방 균형발전과 국가안보 차원에서 국제공항은 필수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역시 입지 선정이 문제다. 새로운 공감대가 필요하다. 지자체끼리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국내외 전문가들이 판단하도록 하면 된다. 어려운 문제지만 시간을 갖고 객관적으로 추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8월 터키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리는데….

“지구촌의 관심을 모으는 문화행사다. 경북과 경주를 통해 대한민국의 문화 자부심을 보여줄 수 있다. 처음엔 이스탄불은 세계 최고의 역사문화관광도시를 보유한 터키 쪽에서 꺼렸지만 경주(신라)의 ‘1000년 역사의 힘’으로 공동 개최를 이끌어 냈다. 이런 게 문화의 힘이고 지방의 저력이다. 경주에서 이스탄불까지 실크로드(비단길)를 재조명하는 대규모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원조가 경북도라고 들었다.

“2006년 민선 4기가 취임하면서 낙동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말이 필요 없다. 이제 현장에 가보면 낙동강의 미래가 보인다. 2015년 3월 물 올림픽인 ‘세계물포럼(WWF)’이 경북에서 열린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덕분에 유치가 가능했다. 강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낙동강이 이제 진정한 영남의 젖줄로 태어나고 있다. 낙동강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낳는지 보여줘 강 활용의 모범사례를 만들 것이다.”

―도청이 대구 시대를 마감하고 안동·예천으로 이전하는데….

“경북도민의 최대 숙원을 27년 만에 해결했다. 고려시대인 1314년 ‘경상도’라는 말이 생긴 지 꼭 700년 되는 해에 이전한다. 예정대로 2014년 6월 청사를 건립하고 인구 10만 명의 신도시를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청사 주변에는 한옥 700채를 짓는다. 도청과 도의회 등 행정타운 건물은 모두 기와집이다. 관광자원으로도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이다. 유교와 신라, 불교문화 등 경북의 풍부한 문화유산이 어우러지는 명품 신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관용 경북지사 인터뷰 내용은 2일 오전 8시 10분 채널A에서 방영됩니다.

정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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