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는 술자리에서 서로 잔을 들어 축하하거나 건강이나 행운을 비는 만국 공통의 관습이다. 미국과 영국은 ‘치어스(cheers)’나 ‘토스트(toast)’, 독일은 ‘프로스트(prost)’, 프랑스는 ‘상테(sant´e)’, 이탈리아는 ‘살루테(salute)’라고 외친다. 개인보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에서 건배사는 단순 덕담을 넘어선다. 모임의 동질감이나 결속을 다지는 구호나 세태를 풍자하는 사회적 의미가 담기곤 한다.
▷하이트진로가 올해 송년회 건배사를 조사했더니 ‘너나잘해(너와 나의 잘나가는 새해를 위해)’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변사또(변함없는 사랑으로 또 만나자)’ ‘오바마(오직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길)’ ‘통통통(의사소통, 운수대통, 만사형통)’, ‘스마일(스쳐도 웃고, 마주쳐도 웃고, 일부러라도 웃자)’과 같은 삼행시형 건배사가 올해도 인기를 끌었다. ‘명품백(명퇴 조심, 품위 유지, 백수 방지)’과 같이 세태를 반영하거나, 아프리카 스와힐리어인 ‘하쿠나 마타타(문제없어, 걱정하지 마)’처럼 글로벌 감각을 살린 건배사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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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