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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사 지켜보라” 더니 결과 나오자 딴말하는 文 후보

입력 | 2012-12-18 03:00:00


그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국가정보원 여직원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인권 침해를 문제 삼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수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경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내놓자 “새누리당 정권이 국가정보원 경찰 언론을 총동원한 갖은 불법과 편법으로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사를 기다리자더니 막상 결과가 나오자 딴소리를 했다. 유력 대선후보가 자신의 말에 책임도 지지 않고, 근거 없는 주장으로 국가기관과 언론을 마구 매도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국정원 여직원이 제출한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했으나 문 후보 비방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민주당이 국정원과 여직원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다. 문 후보의 ‘국민연대’에 참여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조차 트위터에서 “민주당에서 증거가 있으면 내놓고, 없으면 깔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더 매달리지 말고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과는커녕 도리어 수사를 한 경찰을 향해 ‘부실 수사’ ‘정치 수사’라고 역공을 폈다. 수사 결과 발표 시점을 문제 삼아 “경찰의 선거 개입 의도를 명백히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TV토론이 끝난 지 한 시간 뒤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핵심은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로 대선에 개입했느냐 안 했느냐는 것이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이 있었다면 반드시 밝혀내야 하지만 구체적 증거가 선행(先行)돼야 한다.

민주당이 수사 결과가 기대했던 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애당초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은 함량 미달이었다. 의혹을 제기하면서 민주당은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못했다. 경찰로선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발표를 마냥 미룰 수도 없었다. 만약 수사 결과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나왔더라면 말을 확 뒤집어 ‘거 봐라’ 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국정원 여직원을 미행하고 사실상 감금하는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 정보기관 종사자의 신분을 노출시키고 사는 집을 알아내기 위해 여직원의 자동차에 고의로 접촉사고를 냈다. 민주당이 국정원을 관권선거 개입 의혹에 끌어들임으로써 국가기관의 공신력을 실추시킨 것도 잘못이다. 문 후보는 이제라도 수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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