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푸들 낭낙이 “내가 주인 키우는 듯”하얀토끼 슈바 “내 이름은 욕이 아냐”
다음 웹툰 ‘개와 토끼의 주인’(위)과 네이버 웹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낭낙이(‘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의 개)=견생 17년을 살다 보면 가끔 내가 우리 주인 ‘초’를 키우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어. 까만 푸들에서 회색으로 색까지 바랜 지금, 귀도 안 들리고 남은 힘을 다해 꼬리를 흔들면서 초와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는 걸 잘 알아. 나는 언젠가 마주치게 될 ‘끝’이라는 단어에 그 누구에게도 부담주고 싶지 않아. 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정말 좋아하던 소시지도 주질 않고 계단도 혼자 못 내려가게 하지. 초가 현관을 나서고 문을 닫았을 때 집 안에서 혼자 늑대울음 소리를 내며 우는 건 ‘내가 있으니 나를 잊지 말아 달라’는 신호야.
▽단테(‘그루밍선데이’의 고양이)=쯧쯧, 누님만 나오면 그 만화 참 가라앉아요. 그나마 순대(‘내 어린고양이와 늙은이’ 속 고양이)가 분위기 조금 살리는 편이지. 우리 주인(전작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그렸던 HUN 작가)은 나를 사랑스럽게 그리기는 하는데 잠에 푹 빠지면 물건을 올려놔도 모르는 둔한 고양이로 캐릭터를 설정해 불만이에요. 가끔 주인이 주워들은 이야기들로 에피소드를 만들거나 불편한 점을 그리기도 하는데 독자들이 비난들 좀 안 했으면 좋겠어. 교육만화가 아니잖아.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