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 스포츠동아DB
광고 로드중
울산현대, 대회 1차전 몬테레이에 1-3 패
유효슛 단 1회…볼점유율도 41%에 불과
김호곤 “우리 몫 못해…경험부족 아쉽다”
12일 같은 장소에서 5, 6위 순위 결정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한 울산현대의 2012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여정은 첫 걸음부터 삐걱거렸다. 한 때 조심스레 꿈꿨던 지난 시즌 유럽 최강 첼시(잉글랜드)와의 ‘꿈의 대결’도 무산됐다. 울산은 9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 몬테레이(멕시코)와 대회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창단 후 처음 클럽월드컵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2% 부족했다. 전반 9분 상대 미드필더 헤수스 코로나에 첫 골을 내준 울산은 후반 32분과 39분 골게터 세자르 델가도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울산은 후반 43분 이근호의 중거리 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이미 승부는 갈린 뒤였다. 울산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5, 6위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광고 로드중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경기장 믹스트존을 빠져나오던 울산 선수들의 표정은 아주 어둡지는 않았다. 침통함도 없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가득했다. 아시아 클럽 무대와 K리그에서 울산이 자랑한 ‘철퇴 축구’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허탈함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울산은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다. FIFA가 배포한 매치 리포트에 적힌 3(울산)-16(몬테레이)이란 슛 횟수가 이를 증명했다. 이 중 서로의 골문을 향한 유효 슛은 울산이 1회, 몬테레이는 10회였다. 볼 점유율도 울산이 41%에 불과했다. 실제 경기 시간(Actual playing time)도 울산은 21분에 그친 반면, 상대는 30분을 기록했다. 아시아 대륙을 평정하며 10승2무란 경이적인 기록을 올렸던 울산이 북중미 특유의 템포에 휘말린 셈이다. 효율적이던 ‘견고한 수비 후 빠른 역습을 통한 한 방’이란 울산의 고유 공식은 완전히 사라졌다.
선수단 모두가 스스로의 플레이를 못했다는 걸 답답해했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상대가 잘한 것도 분명하나 우리의 몫을 못했다. 나름대로 상대를 분석했고, 대비했는데 경험 부족에서도 아쉬웠다”고 했다. 울산은 코치를 현장에 파견하는 등 자료를 분석하고 노력했지만 몬테레이는 무려 3주 간 휴식을 취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몬테레이 빅토르 부세티치 감독은 “한 달간 상대를 분석했다”고 했다. 전날만 해도 “울산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했던 이들이다. 이근호와 김신욱은 “정말 상대가 준비를 많이 한 듯 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광고 로드중
90분 혈전이 진행되는 동안 울산 벤치에서는 고성보다는 탄식이 흘렀다. 교체 카드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부상으로 출전 엔트리에서 빠진 다용도 수비수 강민수의 공백도 컸다. 후반 11분 왼쪽 풀백 김영삼을 이재성으로 교체하면서부터 꼬였다. 져도 아름다운 패배를 기대했던 울산에 이날은 올 시즌 가장 아쉬운 하루였다.
○울산 김호곤 감독
너무 아쉽다. 첫 골을 먼저 내준데다 교체 카드를 쓰는데 고민이 너무 많았다. 결과적으로 교체도 제 때 이뤄지지 못했다. 내가 부족했다. 상대를 많이 분석했는데, 우리의 플레이를 보이지 못한 게 더 안타깝다. 아시아 대회에서 우리가 보인 공수 균형과 수비 조직력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아시아 축구가 많이 발전한 건 맞다. 좋은 경험을 했다. 우리로선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세계 축구의 벽이 높다는 걸 실감했지만 다가올 순위 결정전에서는 우리의 경기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 아시아 축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직접 증명하겠다.
도요타(일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