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명씩 조 짜서 ‘암행취재’ 나선 제작진 밥상머리서 두리번 두리번영문 모른 식당주인 “칠뜨기로 착각했어”
채널A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의 진행자 이영돈 PD(왼쪽)가 강원 횡성군의 ‘삼군리 메밀촌’을 방문해 식당 주인인 이복재 씨 부부와 100% 메밀국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채널A 제공
매주 금요일 밤 12시, 종합편성TV 채널A의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 끝날 무렵이면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이 프로그램은 7일 방영분에서 시청률 3.501%(AGB닐슨·수도권 유료방송가구)로 드라마와 스포츠 중계, 보도부문을 뺀 종편 프로그램 중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만큼 착한 식당을 찾는 과정에서 겪는 우여곡절도 많다.
○ 식당에 찾아온 ‘칠뜨기’들?
이 프로그램의 ‘착한 식당-모자이크를 벗겨라’는 제작진과 음식 평가단이 ‘미스터리 쇼퍼’가 되어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내놓는 식당을 소개하는 코너. 착한 식당 검증단은 요리연구가, 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 호텔조리학과 교수, 맛 칼럼니스트 등 15명 정도로 꾸려진다. 3, 4명씩 조를 짜서 착한 식당 후보군에 오른 식당에 ‘암행취재’를 나간다.
암행취재 뒤 착한 식당으로 선정되면 식당 주인에게 취재 요청을 한다. 그제야 제작진을 알아본 주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모자란 칠뜨기가 앉은 줄 알았네. 밥 먹는 데 신경 안 쓰고 이리저리 쳐다보기만 하니까.”
깐깐한 검증단원들은 의견일치를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순수한 콩만 쓴다는 콩국수 식당을 찾았을 땐 한 단원이 “콩만으로 이렇게 고소한 맛을 낼 수 없다. 콩가루가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인은 결국 카메라 없이 검증단만 주방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비밀 조리법을 공개했다. 의혹을 제기했던 검증원은 주방을 꼼꼼히 살피고서야 착한 식당으로 인정했다.
착한 만두 식당을 선정할 땐 “만두의 부피를 늘리려고 당면을 넣은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 1차 합의에 실패하고 2차 검증단의 깐깐한 실사 후 착한 식당이라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착한 식당 코너를 꾸려온 김군래 PD는 “착한 식당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주인의 전화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조미료를 쓰지 않고 좋은 재료로 정성스레 음식을 만드는 착한 식당 주인이 부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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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