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 주최-DBR주관 ‘2012 경영과 예술 콘퍼런스’
조동성 서울대 교수가 ‘2012 경영과 예술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위르겐 파우스트 독일 매크로미디어대 학장,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경영자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예술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과거 기업의 목표는 매출 극대화였지만 최근에는 장수, 사회발전, 종업원 행복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과정에 예술을 활용하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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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번스타인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연구소 교수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예술을 활용할 수 있다며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일화를 소개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 렉서스가 한 오페라 공연을 후원했다. 당시 사람이 많이 몰려 주차가 어려웠다. 렉서스는 자사 고객들이 오페라하우스 주변에 렉서스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 공연 티켓을 보여주면 주차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공연 중간에 샴페인을 마실 수 있는 쿠폰도 제공했다. 렉서스의 이 같은 배려는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번스타인 교수는 “소비자는 ‘오늘은 오페라를 보고 내일은 자동차를 사야지’라며 각각의 행동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경험과 느낌이 합쳐져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은 예술을 통해 이 과정에 섬세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예술은 경영 혁신의 촉매제
김소영 숙명여대 교수는 예술과 경영을 결합한 아트비즈니스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에 자리 잡은 히스맨 호텔은 ‘자는 동안 예술에 기부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주말 방 수입의 1%를 모았다. 적립된 금액은 예술단체에 후원했다. 예술가들은 감사의 뜻으로 이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예술 작품을 기증하곤 했다. 그 작품들이 방마다 전시되면서 이 호텔은 자연스럽게 갤러리 호텔로 변했다.
명품업체 프라다는 쇼핑센터를 아예 예술 공간으로 만들었다. 도쿄에 세워진 에피 센터가 대표적이다. 제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콘서트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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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스테드는 영국의 작은 금속가공 회사다. 이 회사는 내부 자투리 공간에 금속공예가를 무료로 입주하게 하고 남는 재료로 작품을 만들게 했다. 남는 재료가 작품이 되는 것을 보고 근로자들이 더욱 자부심을 갖게 됐다.
밀러 맥주와 필립모리스 담배를 판매하는 앨트리아 그룹은 술과 담배를 판다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 사회 오페라단이나 앤디 워홀 같은 예술가를 지원해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였다.
○ 고객 마음 움직이려면 진정성 갖춰야
예술과 경영이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지금까지 갖고 있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은 “예술이 상업성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둘 사이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있다”며 “두 영역 간 경계 설정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유 원장에 따르면 문화 콘텐츠 산업 수출액이 100달러 증가할 때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412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총 수출액에서 문화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0.7%에 불과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추산치 역시 2.2%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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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교수는 기업이 예술을 경영의 한 축으로 가져가고자 할 때 ‘진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이 예술을 활용하는 행위가 지속성, 일관성, 공공성을 갖고 있어야 진정성이 확보된다”며 “진정성이 없으면 고객이나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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