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뛰는데 당연히 다를 수밖에….”
국내 프로농구의 한 지도자는 11월 28일부터 열리고 있는 프로-아마추어 최강전을 통해 드러난 프로와 대학 팀 간의 현격한 경기력 차이를 몸값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학 팀이 선전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프로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봤다. 특히 대학리그를 2연패한 경희대와 206cm의 장신 센터 이종현이 가세한 고려대는 8강 이상의 성적까지 기대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프로는 역시 프로’였다. 1.5군의 전력으로 나선 프로 팀을 상대로 8강에 오른 대학 팀은 하나도 없었다.
“1.5군이라고 해도 어쨌든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진출에 성공한 선수들이다. 프로의 선택을 받았다는 건 대학 때 상위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다는 얘기다. 1.5군도 프로는 프로다.” 전희철 SK 코치는 “프로에서는 벤치를 지키는 후보라도 대학 때는 한가락씩 했던 선수들이다.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도 길고 훈련량도 엄청나다.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냈어도 ‘프로 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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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의 한창 나이인 대학생들이 개인 체력에서는 앞서지만 ‘경기 체력’에서 밀리는 것도 프로를 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다. 베스트5와 이 중에서 특히 두세 명의 주력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큰 대학 팀들은 주전들의 출전 시간이 길다. 이 때문에 3쿼터 이후부터는 경기를 뛰는 체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희대는 전자랜드전에서 김민구와 배수용이 풀타임인 40분을, 김종규가 39분 55초를 뛰었다. 전자랜드는 풀타임을 뛴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바꿔줄 선수가 없다 보니 체력과 힘에서 완전히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