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도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관
나노기술은 머리카락 한 올 굵기의 10만분의 1 크기인 원자 및 분자의 세계를 다룬다. 물질이 나노 크기로 작아지면 전혀 다른 특성이 나타나는데 이를 활용해 나노 크기의 물질을 합성하면 기존 제품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연필의 구성 성분인 흑연을 나노 단위로 나눈 다음 재구성하면, 그래핀을 만들 수 있다. 이 소재는 전자 이동 속도가 실리콘보다 10배 빠르고 신축성도 뛰어나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휴대전화, 태블릿PC 등의 소재가 된다. 앞으로 상용화가 되면 천문학적인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나노물질을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되면서 나노융합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반도체산업을 통해서도 나노장비 개발의 필요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메모리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지만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장비의 79.4%는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나노융합산업에서도 나노장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없다면 속은 비고 겉만 번드르르한 외화내빈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첨단 나노장비의 개발은 기술혁신과 나노융합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공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2004년부터 첨단 나노장비를 연구개발하는 것에서부터 판로 개척 및 활용까지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노 크기를 볼 수 있는 고해상도의 현미경과 나노 구조를 가공하는 장비의 장점을 접목시킨 나노복합장비와, 원자를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는 현미경이 개발되었다. 3D 현미경의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산업용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나노장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어 신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판로 차원에서는 대구, 광주 등 6개 지역에 구축된 나노기술집적센터를 통해 개발된 나노장비의 구매와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 나노장비 활용에는 전문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부터 특성화고 학생과 나노 분야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나노장비교육을 실시하여 2014년까지 2500여 명의 현장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김학도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