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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알뜰김장엔 추젓이 딱이에요

입력 | 2012-12-03 03:00:00

■ 새우젓 제대로 고르려면




11월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젓갈 코너.

주말을 앞두고 김장용 새우젓을 사러 온 시민들은 저마다 새우젓을 집어 먹어 보며 “이거 중국산 아니냐” “조미료 맛이 나는 것 같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최근 채널A ‘이영돈 PD의 먹거리X파일’에서 중국산 새우젓에 화학조미료를 버무려 국산으로 판매하는 ‘불량 새우젓’을 방송한 이후 생긴 모습이다. 한 시장 상인은 “국산은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잘 숙성하면 감칠맛이 나는데 일부 몰지각한 상인 때문에 이젠 소비자들도 상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 국산·중국산 구별 힘들어

시중에 유통되는 새우젓은 국산보다 중국산이 많다. 올해 11월 말까지 국내에 들어온 중국산 새우젓은 모두 1만1645t, 88억6000만 원어치에 달한다. 국내산은 1만4000여 t으로 중국산과 국내산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 상당수 중국산 새우젓이 국산으로 둔갑해 팔리거나 우리가 먹는 음식 곳곳에 들어가는 셈. 가락시장 새우젓 도매상인인 문광진 사장은 “국산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쓰고, 중국산은 일반 식당이나 김치 공장 등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따르면 중국산은 국산보다 빛깔이 비교적 진하고 짠맛이 강한 편. 기자가 국산과 중국산을 비교해 먹어 보니 중국산은 강한 짠맛과 함께 쓴맛까지 났지만 국산은 짠맛이 덜했다. 문 사장은 “요즘 국내 소비자들이 짠맛을 싫어해 국산은 염도를 낮춰 저온숙성을 하는 반면 중국산은 단기간 숙성을 위해 간을 짜게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산과 중국산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문 사장은 ”국산과 중국산은 우리가 먹어 봐도 미세한 차이밖에 느낄 수 없는 수준이어서 일반인들이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관계자도 “중국산 새우나 국산 새우나 다 같은 바다에서 잡히기 때문에 가져다가 분석을 해도 원산지를 속이는지 판별하기 힘들다”고 했다.

○ 김장엔 저렴한 추젓이 좋아

새우젓은 인천 강화와 전남 목포 무안 3곳이 최대 산지이자 공식 경매장이다. 여기서 생산된 새우젓이 전국을 통해 유통된다. 가락시장의 한 젓갈 상인은 “비교적 원산지 표시에 대한 감시가 철저한 도매시장처럼 큰 곳이나 산지의 강화수협, 목포수협 등이 운영하는 직판장 같은 곳에서 사면 국산 물건을 속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서울시는 나흘에 걸쳐 국내 대표적인 농수산물 시장인 가락동, 노량진, 강서구의 도매시장과 마포 농수산물시장 등 4곳의 원산지 표시를 점검했다. 이번 점검에서 새우젓이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는 없었다.

새우젓은 담그는 시기에 따라 오젓(음력 5월) 육젓(음력 6월) 추젓(가을) 등으로 나뉜다. 또 생산지(강화, 목포 등)와 숙성 방식에 따라서도 여러 이름이 붙는다. 젓갈 시장에 가면 ‘목포 육젓’, ‘강화 추젓’ 등으로 표시가 돼 있는데 이는 산지와 젓을 담근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kg당 육젓은 1만5000∼3만5000원, 오젓은 8000∼1만3000원, 추젓은 5000∼7000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저렴하면서도 맛이 육젓에 비해 뒤지지 않는 추젓을 김장용 새우젓으로 추천했다. 한 상인은 “올해 추젓은 물건도 좋고 생산량도 많아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며 “비싼 육젓 대신 맛에 큰 차이가 없는 추젓을 쓰는 것도 알뜰 살림의 지혜”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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