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12년 창의도전형 SW R&D 프로그램’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 예비창업자들은 멘토들 앞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에인절투자자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한국 정보기술(IT)의 드높은 하드웨어 경쟁력에 비해 열악한 소프트웨어(SW)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특히 선배 창업자들의 좌절이 깊었던 탓에 청년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소프트웨어로는 성공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런데 최근 청년실업의 극복방안으로 IT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Start-Up·창업 초기 벤처기업)이 붐을 이루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입사보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창업에 나서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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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에 따라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올해 2월 ‘창의도전형 SW R&D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타트업 후원에 나섰다.
이제까지 정부의 R&D 사업은 대학이나 연구소 및 기업과 같은 안정된 법인에 집중돼 있었다. 때문에 이번 사업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대학생 등 개인 및 팀을 대상으로 진행된 최초의 정부 지원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팀당 지원액이 최대 1억 원(개인은 5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파격적인 액수도 큰 화제를 모았다. 출범 첫해인 올해는 총 136개 프로젝트가 경쟁을 벌여 최종 29개의 과제를 선정해 지난 8개월간 꾸준한 지원을 계속해 왔다.
이번 프로그램의 성과 중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창업교육’ ‘기술관리’ 등 체계적인 교육 지원을 병행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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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창의도전형 SW R&D 프로그램’의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문준석 씨(25)외 2명(성범진 박민수)은 한국산업기술대 게임공학과 3학년 친구들. ‘모바일 환경에서 3D렌더링 기술’을 개발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존 게임엔진이 PC환경에 최적화했다면 이들이 만든 제품은 모바일 환경에서 최적화된 모델로 현재 시장에 나온 제품과 비교해도 완성도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문 씨는 “서경대 김태영 교수로부터 적절한 조언을 받아가며 개발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충분한 인건비 지원은 물론이고 개발 장비와 사무공간까지 제공받아 아르바이트 없이 완벽하게 창업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수많은 소프트웨어 경진대회가 있지만 이만한 실전형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창업에 대한 걱정과 지식부족으로 망설이는 후배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올해 ‘창의도전형 SW R&D 프로그램’사업의 성공적인 결과를 계기로 내년에도 제2회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박수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은 “올해 진행된 창의도전형 SW R&D 프로그램이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성과들을 보여주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면서 “창업 전문가, 글로벌 수출 지원 전문가 등 자문위원 풀을 다양화하고, 관련 교육 및 지원책도 좀 더 세밀하게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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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