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들이 잇따라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퇴를 건의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 총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검찰 조직 전체가 요동치는 분위기다.
대검찰청의 검사장급 간부들은 29일 오전 한 총장에게 중수부장 감찰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할 것을 건의했다.
또 대검 과장급 간부와 연구관(검사)들도 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도 한 총장이 정오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찾아가서 사퇴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날 총장실에는 최재경 중수부장을 제외한 대검 부장 전원이 참석했다. 총장실에서는 검찰 간부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 한 총장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그러나 한 총장은 대검 부장들의 용퇴 요구를 거부했다고 전해진다. 한 총장은 대검 부장들에게 용퇴 의견을 철회하라면서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채동욱 차장은 "어젯밤 전국 각지에서 비상대책회의를 한 모양인데 일선 검사 의견을 청취해보고 밤에 더 이상 총장으로서의 직책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측근 참모들이 총장에게 용퇴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선 검찰에는 우리들이 용퇴를 건의해서 사퇴하게 할 테니 일단 오늘 오전까지는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단행동을 자제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최재경 중수부장을 제외한 일부 대검 간부들은 채동욱 차장 방에 모여 한 총장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을 비롯한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한 총장의 지휘체제는 사실상 와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채 차장은 이날 한 총장에게 용퇴를 건의한 사실을 대검 대변인이 아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통해 언론에 공개했다. 한 총장의 직속 라인이 공보업무에서 사실상 배제된 셈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각부 수석검사들은 이날 점심시간에 모여 현 사태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수석검사회의 결과에 따라 평검사회의가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