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가 1844년 제주도 유배 당시 그린 ‘세한도‘. 그를 찾아온 제자 이상적의 의리를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해 그린 것이다.
제나라 맹상군은 백성에게 약간의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자 회수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그러자 맹상군 집에 머물던 식객 중 한 명인 풍환이 “이자를 받아 오겠다”고 했다. 맹상군이 “그러라”고 하자 풍환이 질문했다. “이자를 받으면 뭘 사올까요?” 맹상군은 “어떤 것이든 좋으니 이곳에 부족한 것을 사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풍환은 10만 전이라는 이자를 받은 후 원금에 대한 차용증을 모두 불살라 백성의 빚을 탕감해줬다. 아무것도 사오지 않은 풍환을 보고 의아했던 맹상군이 “무얼 사왔냐”고 물었다. 그때 풍환은 “은혜와 의리”라고 대답했다.
이후 맹상군은 왕의 미움을 사 관직을 박탈당했다. 그러자 그의 집에 머물던 수많은 식객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모조리 도망가고 말았다. 맹상군은 거처할 곳마저 마땅치 않게 됐다. 그때 풍환이 그의 손을 잡고 원금을 탕감해줬던 백성이 있는 마을로 향했다. 맹상군이 온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마을 입구까지 나와 그를 반갑게 맞았다. 맹상군은 그때서야 “은혜와 의리를 사왔다”는 풍환의 말이 어떤 뜻인지 깨달았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