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약점에 매달리기보다 삶의 목적-장점 북돋우면 도움”채정호 서울성모병원 교수 논문
우울증에 걸려도 곧 빠져나오는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을까.
의학적으로 이를 밝힌 논문이 나왔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국제학술지 ‘삶의 질 연구(Quality of Life Research)’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삶의 목적이 평소 뚜렷하고 긍정적일수록 우울증에서 빨리 ‘해방’됐다.
연구팀은 환자 121명을 다양한 심리검사를 통해 세 그룹으로 나눴다. 평소의 기질과 성품, 긍정성, 부정성, 삶의 목적, 희망도, ‘영성(靈性)’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 이들을 상대로 우울증 회복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우울증 치료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일수록 덜 긍정적이었다. 늘 자신에게는 나쁜 일만 일어나는 것 같고, 해본다 한들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다고 생각하는 성격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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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이 있는 사람도 회복력이 빨랐다. 영성은 신령한 품성을 뜻한다. 채 교수는 “영성은 종교와 다르다. 무신론자여도 영성이 있을 수 있다. ‘세상에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초월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불의의 사건을 갑자기 접했을 때, 영성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태도가 다를 수 있다.
채 교수는 “우울증이 오면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캐는 데 주력하고 그 원인을 붙잡고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최근 우울증 치료는 자신의 긍정적인 강점을 북돋고 빨리 우울증으로부터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