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국 FTA RCEP 협상개시
2000년대 초반 아세안 주도로 논의가 시작된 RCEP는 아태 지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통합하는 ‘아세안+6’ FTA다. RCEP가 체결되면 규모 면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지대와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가 된다.
RCEP에는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중국, 일본, 아세안에 호주,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 국가, 경제가 급성장하는 인도까지 포함돼 있어 체결될 경우 한국이 안정적인 수출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나라별로 차이가 나는 원산지 규정, 통관 절차 등이 RCEP 내에서 통일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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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TPP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 역시 최근 미국의 요구에 호응해 TPP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지만 개방 수위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갈등이 이어져 공식 참여 선언은 미루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은 양자 FTA와 다자간 협상을 병행하는 ‘쌍끌이 전략’으로 실리를 추구할 생각이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한국은 미국, EU와 이미 FTA를 체결했고 중국과도 한중 FTA 협상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TPP 협상국 중 7개국과 이미 개별적으로 FTA를 맺은 상태라 경제적 측면만 따지면 TPP 참여가 급하지 않다.
정부는 일단 양자 간 FTA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한중일 FTA, RCEP 등은 상황을 지켜봐 가며 점진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복잡한 정치 및 경제 역학구도를 감안할 때 협상이 단기간에 급물살을 타기 쉽지 않은 만큼 한국이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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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이상훈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