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귀 클리닉
전영명 ‘소리 귀 클리닉’ 원장이 인공와우(달팽이관) 수술을 하고 있다. 청각수술은 수술뿐만 아니라 이후 재활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소리귀클리닉 제공
○ 청각재활수술 분야에 특화된 ‘소리 귀 클리닉’
난청이 심한 환자를 위한 청각재활수술법은 인공와우수술과 바하 임플란트, 전기·음향자극(EAS)수술, 중이 임플란트 등이 있다. 인공와우수술은 망가진 달팽이관 청각세포 대신 청신경을 직접 자극해서 소리를 전달해주는 방법이다. 바하 임플란트는 외이도나 중이가 막히거나 손상됐을 때 두개골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전달해주는 방법이다. EAS 수술은 인공와우와 보청기가 결합된 형태다.
고심도 난청인이라도 남아 있는 청력이 있을 수 있다. 잔존청력을 보존하기 위해 인공와우수술 때 정원창이라는 부위를 통해 달팽이관으로 직접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을 한다. 정원창을 통한 청력보존술이다. 인공와우수술은 청력이 80∼90% 이상 보존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까다로운 수술법이다. 소리 귀 클리닉은 정원창을 통한 청력보존술을 100차례 이상 성공시켰다.
2011년 2월 전영명 원장의 집도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와우와 보청기가 결합된 EAS 수술이 이뤄졌다. 인공와우수술을 하기에는 청력이 좋고 보청기만으로는 부족한 ‘부분 난청’ 환자에게 적합한 수술법이다. 고주파수를 못 듣는 환자는 보청기를 착용할 때 오히려 보청기가 소리의 분별력을 떨어뜨린다. 이런 환자들에게 EAS 수술은 특히 요긴하다. 저음역대의 소리는 귀나 보청기로 듣고 고음역대는 인공와우로 들을 수 있다. 인공와우수술은 저주파수부터 고주파수까지 전 주파수에 걸쳐 임플란트 전극을 통해 소리를 전달하도록 한다. 저주파수 대역은 보청기로, 고주파수 대역은 인공와우로 소리를 전달해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선천성 외이도(귓구멍) 폐쇄증(소이증) 수술을 연간 40례 이상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수술 건수가 가장 많다. 태어날 때부터 외이도(귓구멍)가 막혀 있는 선천성 외이도 폐쇄증은 대개 귓바퀴에 기형을 갖고 태어나는 소이증을 동반한다. 양쪽 귀가 모두 선천성 외이도 폐쇄증이 있는 소아환자는 청력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정상적인 청각자극 및 언어발달을 위해서 빨리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외이도(귓바퀴)가 없는 경우는 특수한 형태의 보청기인 골도보청기(바하 임플란트)를 착용해 음자극과 언어 발달을 시켜주며 최대한 빨리 청력 증진을 위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 의료진부터 첨단장비까지 완벽한 수준
연간 1000번 이상의 귀 수술을 진행할 정도로 최상의 의료진을 구성하고 있다. 귀 전문 의료진은 총 7명이다. 현재 국제이비인후과학회 부회장이자 국내 인공와우수술 1세대로 최다 수술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서울대병원 김종선 교수가 올해 소리 귀 클리닉에 합류했다.
인공와우전문 청각재활센터 ‘소리와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공와우수술은 수술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술 후의 꾸준한 청각재활훈련이다. 체계화된 언어치료 프로그램뿐 아니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와우 전문 음악듣기 훈련이 가능한 ‘소리뮤직센터’도 설립했다.
○ 꾸준한 연구와 성장으로 해외 석학도 주목
소리 귀 클리닉은 해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진료를 위한 독립적인 공간과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다. 의료진을 비롯해 전문 스태프들은 정기적으로 최신 연구 논문들을 ‘저널 모임’과 ‘소리 세미나’ 등을 통해 공유하고 학구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국내 이비인후과학회 때 10건 정도의 발표가 채택되고 있다.
11월 10∼12일 제1회 소리 국제 인공와우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9개국 12명의 해외 석학과 국내 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7명이 참석한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인공와우 청력보존술’이다. 전영명 원장의 집도로 진행되는 ‘인공와우와 보청기가 결합된 EAS 수술’이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전 원장은 “이번 심포지엄 개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공와우수술 분야의 새로운 의료기술을 공유하고, 소리 귀 클리닉의 높은 의료수준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