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 만든 노르웨이 작곡그룹 ‘디사인 뮤직’ 내한
“트론헤임에 오면 ‘소원을 말해봐’를 만든 스튜디오를 보여주겠다”며 웃는 디사인 뮤직 멤버들. 왼쪽부터 너민, 앤, 로니, 로빈. 뮤콘 서울 2012 제공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뮤콘 서울 2012 행사장에서 디사인 뮤직의 멤버 너민(37), 앤(34), 로빈(41), 로니(43)를 만났다. 리더인 로빈은 “2006년 결성 뒤 25개국에 600곡 이상을 만들어 팔았지만 소녀시대의 고향 한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으로 세계 시장을 노크 중인 이들의 출발은 노르웨이의 지역 무명 록 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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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수에게만 곡을 주다가 아시아 시장의 미래를 보고 3년간 노크했어요. 어렵게 따낸 노래가 ‘소원을 말해봐’였고. 케이팝이 세계를 강타하는 요즘, 우리 전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실감해요.”(로빈)
이들은 케이팝은 독특한 공식이 있다고 말한다. “여러 멤버 각자가 빛나도록 노래 파트를 나누죠. 태연, 제시카 등 아티스트의 개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해요.”(너민) “안무, 멜로디, 가사, 뮤직비디오가 통합돼 콘셉트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케이팝의 특징을 모르면 곡 쓰기 어려워요.”(로니) “춤 동작에 맞는 편곡 포인트를 넣기 위해 한국 안무가와도 원격 소통하죠.”(앤)
이들은 노르웨이와 한국의 음악가들은 비슷한 운명을 지녔다고 했다. 로빈은 “스웨덴, 노르웨이는 자국에서 음반을 5000장만 팔아도 대박이라고 할 만큼 내수시장이 작다”면서 “아바, 아하도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었고 케이팝 발전 과정도 비슷하다고 본다”고 했다.
네 명의 남녀는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열풍에 고무돼 있었다. 앤은 “‘강남스타일’은 음량을 줄여도 귀에 꽂히도록 ‘설계’된 놀라운 곡”이라며 “우리도 다음에는 세계를 놀라게 할 곡을 내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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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음악에는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디가 많습니다. 한국음악과 통하죠. 우리는 지금 케이팝의 미래에 투자하고 있습니다.”(로니)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