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을 믿었다… 새 시장이 열렸다”
“우리가 가진 기술력에 확신과 용기를 갖고 변화를 모색했던 게 좋은 기회가 됐다.”
정종수 회장이 부산 해운대구의 사무실에서 내년도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세일기술 제공
정 회장이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세일기술을 세운 것은 1994년이다. 처음에는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며 부산 지역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맡았다. 그는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해수욕장 정비사업에는 세일기술의 손때가 묻어 있다”고 소개했다. 돌을 쌓아 만든 석축은 무척 높아 걷기 위험했다. 떨어져 다치는 관광객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이를 헐어내고 계단 형태의 제방을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세일기술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기존의 시장 강자였던 대기업들의 견제가 심해지자 정 회장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기술을 해외자본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2006년이었다. 그는 다시 회사의 앞날을 고민했고 결단을 내렸다. 바로 태양광 에너지 분야다. 주변에서는 태양광 사업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만류했다. 하지만 용기를 냈다. 세일기술은 현재 경남 함양과 산청을 비롯한 9곳에 상업용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7곳을 더 가동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건설엔지니어링 사업도 계속하고 있지만 태양광, 수 처리 사업, 풍력발전 등에 집중해 환경 전문기업으로 세일기술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일기술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50억 원보다 훨씬 많은 200억 원으로 잡았다.
인터뷰를 끝내기 전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정 회장은 “맨주먹으로 시작해서 지금도 맨주먹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며 “나 같은 1인 창업가에게 용기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 창업스쿨’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