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응원단이 깃발을 흔들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수원의 올 시즌 마지막 대결은 1-1 무승부로 막이 내렸다. 서울은 슈퍼매치 연패 악몽을 깼다. 하지만 만족하기는 어려웠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분위기를 가져다주는 홈 어드밴티지, 수원 수비수 양상민의 퇴장에서 비롯된 수적 우세의 유리한 측면이 있었지만 서울 공격 듀오 데얀-몰리나의 침묵, 선제 실점 등 뒷맛은 씁쓸했다. ‘라이벌전 연패 탈출’이란 급한 불만 간신히 진화한 셈이다.
서울 주장 하대성은 “심리적으로 많이 쫓겼다.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것보다 이기는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수원을 많이 부담스러워한다. 수원이 정말 잘했다”고 털어놨고, 수원 윤성효 감독 역시 “비겼지만 이긴 기분”이라고 했다. 내용과 결과만 놓고 볼 때 적지에서 열 명이 뛰며 승점을 챙긴 수원이 갈채를 받을 만 했다.
그러나 서울이 얻은 것도 많았다. 무엇보다 숫자 ‘1’에서 오는 소득은 상당했다. 정조국의 한 골이 가져다준 임팩트는 특히 컸다. 돌아온 킬러의 한 방으로 서울은 7경기 만에 수원을 상대로 골 가뭄을 해갈했다. 서울 벤치가 정조국의 동점골 순간, 마치 이긴 것처럼 펄쩍펄쩍 뛰며 기뻐한 것도 그간의 묵은 체증을 뚫었기 때문이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