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김정래 전민진 지음/312쪽·1만5000원·남해의봄날◇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정은영 지음/292쪽·1만5800원·디자인하우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포기하지 않고, 내 앞에 주어진 순간순간을 제대로 살기 위해, 즐겁게 일하기 위해!” ‘작은 회사’에 다니는 당당한 청춘들의 고백을 책으로 펴낸 저자들이 서울 청계천 광통교 위에 모였다. 왼쪽부터 전민진 김정래 씨, 정은영 남해의봄날 대표.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일의 즐거움이 삶의 즐거움으로”
스토리텔링 회사에 다니던 김정래(30) 전민진 씨(29)는 이십대 후반에 직장을 그만뒀다. 30대에 새로운 삶을 도전하기에 앞서 두 사람은 또래의 청춘들이 어떤 일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다. 둘은 젊은이 13명을 만나 얘기를 듣고 그들이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이유와 고민을 책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에 솔직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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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는 작은 회사에 다니면 스펙이 모자라거나, 불안한 미래를 가진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작은 회사에 다니는 매력은 간판이나 급여, 사회적 평가로 잴 수 없는 ‘일과 삶’의 즐거움에 있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로움”(김설화 팀장)이 있고, “개인의 개성이 곧 회사의 색깔이 되는 짜릿한 경험”(디자인 서점 땡스북스 점장 김욱)을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작다’라기보다는 ‘깊은’ 회사”(디자이너 우빛나)라고 해야 맞다는 전언이다.
저자 김정래 씨는 “우리 사회는 대학을 졸업하면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취업해야 하고, 취업하면 결혼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등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직업과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지에 대해 깊은 사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진 씨는 “우리 세대는 선배가 없다. 학교 선배들은 모두들 취업준비에 바쁘고, 교수님들도 논문 쓰시느라 바빠 물어볼 사람이 없다”며 “작은 회사 중에는 일의 재미뿐 아니라 보수나 조건도 좋은 회사가 많은데 취업지망생들이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나만의 생존법·프로의식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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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도 7년간 공연과 이벤트 기획을 하는 콘텐츠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는 지난해 안식년을 얻어 통영에 내려갔다가 새로운 지역 비즈니스 시장을 발견하고 두 번째 회사인 ‘남해의봄날’을 차렸다. 지역의 작은 기업, 문화예술가들과 함께 남해안 곳곳에 숨겨진 풍부한 콘텐츠를 문화상품으로 개발하는 회사다.
정 대표는 “요즘 출간되는 책들이 ‘너무 힘들지, 힘들지’라고 위로만 하니까 청춘들이 ‘그래, 나 힘들어’ 하고 주저앉는 것 같다”며 “내가 배우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고 똑똑하게 앞날을 개척해나가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그런 묻혀진 젊은이들을 조명해 용기를 북돋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